2026년 7월 24일 (5)
삼전·닉스 레버리지 커지는 정부 책임론…금융당국 ‘시곗바늘’ 빨라진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커지는 정부 책임론…금융당국 ‘시곗바늘’ 빨라진다

“한국 주식시장, 코스피 카지노라 불려”…정치권 질타 불붙는다
“성급한 상장, 실패 인정한 정부…오직 현금거래만 허용해야”
“지금이라도 투자 멈춰야”…李 대통령 “신속한 보완책 마련하라”

승인 2026-07-21 18: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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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이종욱·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우리 주식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롤러코스터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정책토론회 현장. 이창희 기자
박수영·이종욱·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우리 주식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롤러코스터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정책토론회 현장. 이창희 기자

고위험 상품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변동성 악화를 일으키면서 교란 주체로 비판받고 있다. 특히 면밀한 검토 없이 속전속결로 출시해 투자자들의 피해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신속한 추가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금융당국의 개선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들은 지난 5월27일 출시된 이후 40~50%대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은 상장 당일 2만683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이날 종가 기준 1만2570원으로 53.15% 떨어졌다. 아울러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50.7%), SOL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49.87%) 등도 크게 내렸다.

삼성전자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1Q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는 2만2195원에서 1만2870원으로 42.01% 하락했다. KIWOOM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41.66%),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41.13%), RIS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40.94%)도 급락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파생상품의 시장 진입이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흔들면서 증시 취약점을 부각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50%를 웃도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 점에서 파생상품 등락세가 증시 전반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 심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일일 목표 노출을 맞춰야 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특성상 주가가 급등락할 때마다 장 마감 동시호가에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기계적인 리밸런싱(재조정) 주문이 집중된다”며 “국내는 개인투자자의 높은 거래 비중과 특정 반도체 메가캡 종목으로의 수급 쏠림이 극심한 점에서 유동성 왜곡 위험은 훨씬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주식시장, 코스피 카지노라 불려”…정치권 질타 불붙는다

정치권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강행한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실질적인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박수영·이종욱·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국회 의원회관에서 ‘우리 주식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롤러코스터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축사를 맡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은 주식시장을 코스피 카지노라고 부르고 있다. 이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는 일상이 됐다”며 “그 중심에는 레버리지 ETF가 존재한다. 애당초 도입돼서는 안 될 것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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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상장, 실패 인정한 정부…오직 현금거래만 허용해야”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정부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면밀한 검토 없이 레버리지 파생상품을 만들게 되면서 국민의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는 상장 40일만에 실패를 인정하고, 금융위원회는 (보완방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심사숙고하는 과정이 없었다고 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토로했던 점은 (정책 설계의) 손발이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 조건과 상품 구조를 대폭 변경하는 방안을 개선책으로 제안했다. 김 교수는 “건전한 주식시장에 대한 육성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라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미수거래와 신용융자를 금지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파생상품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명분 삼아 상장폐지 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라며 “이에 따라 상장 갭을 조정해야 한다. 2배를 추종하지 않고, 최대 1.1배만 추종하게 한다면 충격은 최소화될 것이다. 예탁금을 1억원으로 높이는 것도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이라도 투자 멈춰야”…李 대통령 “신속한 보완책 마련하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도 이례적으로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ETF 도입을 주도해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배 대표는 “시간이 흘러 원주가 제자리에 와도 ETF 가격은 제자리에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원주의 변동성이 지금처럼 크면 매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누구도 변동성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예상을 못 한 탓”이라고 부연했다.

투자자와 전문가, 업계 모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성토에 나서자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추가 개선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환율 안정이라는 정책적 취지가 있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불안정을 키웠다는 비판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 요인 중 하나였던 것도 사실이다. 상승기에는 상승을, 하락기에는 하락을 과도하게 증폭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 참여자로서는 정책의 비효율과 부작용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보완책은 신속하고 충실하게 마련하고, 필요한 대응은 과감히 하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금융당국의 추가 보완책 마련 움직임은 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근 발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 가운데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린 안건이 추가로 상향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본예탁금을 올리는 방식들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고, 거래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도 “다만 투자자들의 선택을 필연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는 점에서 이른바 ‘물타기’ 등을 통해 가격 반등 시 빠져나올 기회 마련을 차단해 버리는 점은 우려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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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이창희 기자입니다. 자본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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