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 60개국에 10~1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강제노동 생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률을 시행 중인 캐나다, 영국 등은 10%의 관세를 부과 받은 반면 관련 규정이 없는 국가들은 12.5%의 관세가 부과됐다. 한국은 기본 관세를 포함해 총 12.5%의 관세가 적용됐다.
이번 조치는 인권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특징이다. 각 국가들이 강제노동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방향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6월3일 “USTR이 강제노동 생산 제품 수입을 방지하지 못한 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불공정 경쟁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글로벌 관세의 연장선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의 시한이 종료되면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목적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글로벌 관세’는 지난 24일 시한이 마감됐다. 이날은 ‘강제노동 관세’가 발효된 날이기도 하다.
강제노동 관세 대상국들은 즉각 정당성 결여를 지적하며 관세 인하와 철회를 요청했다. 특히 중국은 “일관되게 강제노동에 반대해왔고, 노동 법규 체계를 구축해 강제노동 행위를 방지 및 단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도 “미국이 자국의 무역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국제 노동·인권 기준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강제노동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관세 부과는 정당성이 부족하다”면서 “미국이 이미 결정된 관세 조치에 대한 법적 근거를 사후적으로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직접적인 규제 대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을 포함한 16개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김세하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기업 모두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통상 전문가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뿐 아니라 중국산 원재료와 중간재가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는 우회 수출까지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제품의 원산지와 원재료 조달 과정 등 생산 공정 전반에서 강제노동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윤식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고관세 기조의 주요 수단으로 계속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트럼프 2기 관세 조치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고 임시 조치 성격이 강했다”라며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관세 조치를 보다 견고하게 작동시키는 통상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