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은퇴 후 후회하는 것 TOP 10’ 설문결과
국내 성인 남녀 모두 ‘현재 삶에서 가장 의미있는 것’으로 건강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퇴자들의 은퇴 후 가장 큰 지출은 건강 등 자신을 위한 투자보다 유학자금, 결혼비용 등 자녀를 위한 지출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2일 ‘은퇴 후 후회하는 것 TOP 10’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현재 삶에서 가장 의미있는 것’과 ‘은퇴자들이 은퇴 후 후회하는 것’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50세 이상 은퇴자 93명, 20세 이상 비은퇴자 1633명 등 총 172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은퇴자를 대상으로 은퇴 후 뜻하지 않게 큰 지출을 조사한 결과 유학자금, 결혼비용 등 자녀를 위한 지출이 27.6%로 1위를 차지했고, 의료비(12.1%), 경조사비(11.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자녀를 위한 사교육비(학원, 유학비용 등), 자녀 결혼에 필요한 혼수, 집 장만 등을 부모가 책임지는 것이 자식을 위한 사랑 또는 배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구소는 노년기 중대질환이나 각종 질병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 저축 등을 통해 따로 의료비를 준비해놓지 못할 경우 은퇴 후 가계 재정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체 설문자를 대상으로 한 ‘현재 삶에서 가장 의미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남녀 모두 ‘건강’이 1위였다. 그러나 건강에 이어 남성은 배우자, 여성은 자녀를 꼽아 차이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은 건강, 40대는 자녀, 30대는 배우자, 20대는 부모님과 취미/여가생활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자녀가 의미있다는 응답률은 40대에 31.8%로 가장 높다가 50대 이상에서는 13.7%로 떨어졌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자녀에 대한 애착이 줄어드는 반면, 자녀 세대인 20대는 완전히 독립하기 전으로 부모에게 의지하고 여가 욕구도 강한 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은퇴자를 대상으로 은퇴 후 후회하는 것에 대해 물은 결과, ‘건강’부문에서는 체력단련을 못한 것(14.9%),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지 못한 것(8.7%), 치아관리에 소홀했던 것(8.2%) 등의 순이었다. 이어 ‘돈과 생활’ 부문에서는 노후 여가 자금을 마련 못한 것(11.7%), 여행을 마음껏 못 간 것(10.3%), 노후소득을 위한 생애설계를 못한 것,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것(각각 9.2%) 등을 꼽았다.
또한 ‘일과 인간관계’부문에 있어서는 평생 즐길 취미가 없는 것(9.5%), 자녀와의 대화부족(9.3%), 자녀를 사교성 있고 대범하게 키우지 못한 것(9.0%) 등에 대해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대수명이 높아지면서 은퇴 후 여생이 30년 이상 길어지고 있지만 현재 은퇴하는 사람들은 노후 삶에 대한 경제적, 심리적 준비가 취약한 상황이다”며 “삶의 우선순위를 살펴보고 은퇴 후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은퇴 전부터 미리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