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국가무료접종(2회)이 본격 시행되면서 백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가무료접종 대상에 포함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지난 2007년 한국MSD가 국내에 출시한 가다실과 한국GSK가 2008년 출시한 서바릭스 2종류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HPV(인유두종바이러스) 16형, 18형과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키는 HPV 6형, 11형 예방에 효과가 있다.
반면 서바릭스는 HPV 16형, 18형에 대한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있다. 또한 자궁상피내 종양 예방과 관련 가다실은 6, 11, 16, 18형에서 서바릭스는 16, 18형에서 허가를 받았다.
백신 생산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높은 항체 생성률, 다수의 유전자형에 대한 예방 효과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접종할 수 있어 관련 업체들도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GSK 서바릭스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용한 서바릭스의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를 확인하세요’ 광고(사진)가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모 일간지에 게재된 광고에 따르면 서바릭스는 ‘HPV 유형에 상관없이 자궁경부전암병변(CIN3+)에 93.2% 예방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사용상주의사항의 임상시험 부분에 들어가 있는 내용이지만, 제품의 사용 허가사항은 아니다. 때문에 4개의 유전자형을 예방하는 타사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2개 유전자형을 예방하는 서바릭스가 모든 유형을 예방하는 듯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표기한 것이 아니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HPV 유형에 상관없이 자궁경부전암병변(CIN3+)에 93.2% 예방효과’ 문구는 제품의 사용상주의사항에 포함돼 있고, 광고는 심의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 소지는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미 해당 문구가 광고심의에서 판단을 받은 사항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업체가 광고를 통해 주장하는 문구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관련 자료를 분석해봐야 한다. 문제가 있을 경우 행정처분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또한 구체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한 경우 약사감시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백신 판매 1위의 GSK의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문구도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매출만 놓고 볼 때는 GSK의 점유율이 타사 제품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의약품광고 관련 준수 규정을 보면 제품의 명칭·품질·제조방법·용법·용량·효능 또는 성능 등에 관해 관련법에 따라 허가를 받거나 신고한 사항 외의 광고를 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정하는 공정서 및 의약품집에 실려 있는 내용이나 의학적·약학적으로 공인된 범위의 임상결과 등 근거문헌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으며, 이 경우 인용한 문헌의 본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연구자의 성명·문헌명과 발표 연월일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결국 장점을 강조하는 것이 광고이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선택에 영향을 준다면 관련 규정의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