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종료’ 폭탄 발언으로, 상승 곡선을 이어가던 주식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7일 간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지수가 하락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도 함께 내려앉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대선 후보 당시에 언급했던 내용이기에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이것이 단순히 발언이 아닌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가면 업종별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02p(-0.18%) 내린 2205.44에 장을 마쳤다. 7일 만에 하락 마감이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87p(-0.45%) 떨어진 628.24에 장을 마감했다. 사흘 만에 630선을 내려갔다.
국내 증시가 동반 하락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 배치 비용과 한미 FTA 재협상 및 종료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에 대해 “힐러리(클린턴)가 만든 끔찍한(horrible) 협상”이라며 “한국과 무역적자가 심각하기 때문에 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하거나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사드 비용 10억 달러(1조1000억원)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고 하면서도 “다만 한미 FTA 재협상 혹은 종료로 이어질 경우 시장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실장는 “트럼프의 한미 FTA와 관련한 발언은 이미 대선 후보 당시에도 공약으로 내세웠던 내용이기에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까지 주식 시장에 큰 여파를 줄 수 있는 차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 재협상이 추진될 경우 주식시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대미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위원도 “한미 FTA 때문에 한국의 대미수출에 실질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부 업종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IT(정보통신) 업종은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않겠지만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문제가 재협상 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한미 FTA가 전면 폐기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는 “한미 FTA가 (협상) 이전으로 돌아갈 경우에는 오히려 미국이 손해 볼 수 있다”며 “재협상을 위한 일종의 제스처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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