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 올해 1분기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 전반이 실적 개선으로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증권사의 자본적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순자본비율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순자본 비율은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자본 비율을 의미한다. 순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자본활용 여력이 늘어나 사업 확대가 수월해진다. 만약 순자본비율이 100% 이하인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조치를 받게 된다.
미래에셋대우 등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순자본비율은 1000%를 넘겼다. 반면 유진투자증권과 같은 중소형 업체는 300% 이하에 머물렀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순자본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합병 연착륙에 성공한 미래에셋대우였다. 미래에셋대우의 순자본비율은 약 2405%로 전체 증권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증권(1664.11%), 한국투자증권(1586.42%), KB증권(1507.82%) NH투자증권(1172.66%) 등 자기자본 4조 이상 빅5 증권사가 높은 순자본비율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810.10%), 하나금융투자(797.12%), 메리츠종금(723.69%) 등도 700~800% 사이의 순자본비율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동부, HMC 등 중소형 증권사의 순자본비율은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IBK투자증권(301.02%)과 동부증권(310.06%)은 300%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8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저조한 비율(284.84%)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순자본비율에 대한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상위권 증권사들이 초대형 IB(기업금융) 회사로 몸집을 키울 경우 중소형 증권사와 간격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순자본비율이 저조한 업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홍준표 수석연구원은 “순자본비율이 300% 이하로 사업 확대를 위한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특히 영업적, 재무적 지원가능성이 높은 확실한 모회사를 보유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104.6% 늘어난 13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한 미래에셋대우가 1분기 당기순이익 1102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KB증권(1088억원), NH투자증권(886억원), 삼성증권(558억원) 등이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