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탈북민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과정에 이를 촬영하던 경찰관이 신분을 속인 것도 모자라 이를 항의하는 시민단체에 막말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와 경남진보연합이 탈북민 김련희(47‧여)씨와 함께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수 년 전 탈북한 김씨가 ‘다시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주최 측이 기자회견장에서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하고 있던 한 남성의 신분을 확인하면서 뜻밖의 상황이 연출됐다.
주최 측이 이 남성에게 신분 확인을 요구하자 이 남성은 “도청에서 왔다”고 대답했다.
어느 부서의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이 남성은 "도청에서 왔다"고 되풀이했다.
이 남성이 기자회견장을 나가자 주최 측 관계자들이 따라 나갔고, 급기야 도청 정문 앞에서 양측은 반말과 고성을 주고 받으며 승강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남성은 “니(너) 내 만나지 마라. 니 내한테 죽는다. 내 니 얼굴 모를 줄 알아?”라고 막말했다.
또 “당신들 내 길 막지마. 내 길 막으면 이거 불법 체포 감금이야”라면서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이 남성은 “기자회견은 공개된 장소가 아니냐. 그런데 왜 신분을 가르쳐 줘야 하느냐”고 따졌다.
주최 측은 이 남성이 신분을 밝히지 않자 국정원 직원으로 착각했다.
결국 현장에 지구대 경찰관들이 출동하고 나서야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관은 개인정보를 이유로 주최 측 관계자들에게 남성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확인 결과 이 남성은 창원중부경찰서에서 탈북민 업무 등을 맡고 있는 보안과 소속 경찰관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논란이 불거지자 즉각 진화에 나섰다.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경찰서장은 경찰서를 찾은 기자회견 주최 측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경찰은 또 이 같은 책임을 물어 해당 경찰관에 대해 즉각 인사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김희규 창원중부경찰서장은 “경찰관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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