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지역의 한 초등학교의 교사가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책을 출간해 관심을 끈다.
국산초등학교 김철홍 교사는 학교의 소통과 공존을 통해 ‘윈윈(Win-Win)’의 교육공동체에 대해 고민하며 만들어진 이야기를 담은 책 ‘학교공화국’을 최근 펴냈다.
학교공화국은 이상한 학교에서 이상한 수업과 평가가 벌어지고 변화와 혁신으로 무장한 열정적 선생님의 도전과 실패를 통해 학교라는 것이 민주공화국처럼 학생, 학부모, 교사의 민주적 협의체로 구성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교사는 교육현장에서의 여러 가지 고민이 학교공화국을 출간한 시발점이 됐다.
“아이들에게 십여 년간 토의와 토론식으로 수업하면서 미래 역량을 갖추도록 글쓰기 지도까지 병행하며 열심히 가르치려 노력했다”는 김 교사는 ‘알파고’라는 AI가 바둑계 이세돌 9단을 꺾는 것을 봤다.
그는 이를 “인간이 만든 피조물에 인간이 무릎을 꿇은 날이다”고 말했다. 학교현장에서도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교육당국도 더 이상 이런 파고를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학교현장의 교육에 대한 고민, 수업에 대한 고민, 배움에 대한 고민, 나아가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단다.
김 교사는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언제나 종속변수이다”며 “세계 최고의 교육력과 교육열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선택을 강요받아 왔다”고 말했다.
현대 사회의 변화속도가 너무 빠르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교육은 뒤처지고, 끊임없이 교육혁신을 강요받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를 빨리 인식하고 변화에 능동적‧주도적으로 대처할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면 교육은 혁명적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고 주장했다.
김 교사는 “미래 사회에서 지식은 고정되거나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확장되고 발전돼 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며 “수업 과정 역시, 학습자의 자발성과 자기주도성을 기초로 하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 의미를 충분히 살리고 교사와 학생이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지식을 창조․형성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실에서 학생과 학생 간, 학생과 교사 간 활발한 소통과 협의 및 토론 과정이 이뤄지는 공간, 즉 탐구공동체적 공간의 필요성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이 같은 공간이 학급 내에서만 존재하기에는 교육수요자이자 학교주체인 학부모의 요구까지 담아 낼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사는 “학부모들은 언제나 행복한 교육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과 더불어 역량 있는 교육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교사로서 ‘행복한 아이’와 ‘역량 있는 아이’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점이라고 끝으로 밝혔다.
그는 오는 11월 4일 부산 해운대구 교보문고 센텀점에서 사인회를 열 예정이다.
김 교사는 지난 2012년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책 ‘초딩, 철학을 말하다’를 펴낸 바 있다.
거제=김세영 기자 yo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