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가 해외에서 운용하는 펀드 수익이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해외에서 운용하는 펀드는로 흑자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가 해외에서 운용하는 펀드 수익은 NH투자증권이 가장 높았다.
NH투자증권은 이들이 대표적인 글로벌 조세피난처로 꼽히는 케이만제도에 등록해 놓고 역외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역외펀드는 투자자가 속한 국가의 조세제도나 운용상의 제약을 피할 수 있고, 조세·금융·행정면에서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리려는 목적에서 이용된다. 우리나라에 오는 펀드도 대부분 매매차익에 따르는 과세가 없고 자산운용상 법적 규제가 약한 케이만제도, 룩셈부르크 등 에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케이만제도는 세제 혜택(Tax Free(면세) 혹은 감세)이나 금융거래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많은 증권사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NH투자증권이 운용하는 ‘NH 앱솔루트 글로벌 오포튜니티펀드(AGlOF)’는 올해 3분기 1억73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NH 앱솔루트 리턴 투자 전략 펀드(ARISF)’는 14억3600만원의 이익을 냈다. 지난 2016년에는 두 펀드 모두 손실(약 8억4600만원)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해부터 조금씩 실적을 만회했다.
이어 KB증권이 케이만제도에서 운용하는 2개 헤지펀드는 총 15억8533만원의 이익을 냈다.
KB증권(구 현대증권)은 지난 2013년 6월 21일 케이만군도에 페이퍼컴퍼니인 ‘AQAPF 펀드’를 설립해 1억 달러를 자회사인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헤지펀드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KB증권이 독일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AGRAF 1호)도 약 3억2801만7000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이 싱가포르와 룩셈부르크에서 운용하는 키아라 헤지펀드(KIARA APHF)와 시카브 펀드(KIM IF)는 손실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싱가포르에서 운용하는 키아라 펀드(KIARA APHF)는 185억8200만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룩셈부르크에서 운용하는 시카브 펀드(KIM IF)도 적자(-86억600만원)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2014년 8월 13일 싱가포르에서 키아라 펀드를 설립해 손자회사에 추가했다. 이는 한국금융지주의 글로벌 전략과 맞물린다.
미래에셋대우가 케이만 제도에 운용하는 역외헤지펀드(총 2개)도 4억56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15년 신규로 나와 현재까지 운용하고 있는 상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