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 열풍이 국회에까지 향하고 있다.
10일 국회 직원 페이스북 페이지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따르면 의원실 비서 등으로 일하는 동안 국회의원이나 선임 보좌관·비서관 등으로부터 성희롱·성추행·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9대 총선 당시 서울 지역구 의원실에 인턴 경험이 있다고 밝힌 A씨는 지난 8일 올린 글에서 “선거운동을 위해 선임 보좌관과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고백했다.
A씨는 “성폭력을 일삼던 보좌관이 자신의 딸에게는 통화할 때마다 친절한 아빠 행세를 하는 것을 보고 구역질이 났다”며 “남자 보좌진들에게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다들 그저 알고도 모르는 척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해당 보좌관이 속한 정당은 현재 야당”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의원실 인턴을 그만두자 함께 일했던 의원이 연락 와 ‘애인하자’며 접근했다는 폭로 내용도 나왔다.
대학원 졸업 후 의원실 인턴을 6개월가량 했다는 B씨는 글에서 “퇴직 후 의원이 안부를 물어보며 ‘보고 싶었다’ ‘애인으로 만나보지 않겠느냐’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B씨는 “해당 의원은 아버지보다 더 많은 나이인데도 나를 직원이 아닌 여자로 생각했었던 것”이라고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