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편의 어른 멜로가 온다.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이하 손 꼭 잡고)는 삶의 마지막 순간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SBS ‘키스 먼저 할까요’에 이어 또 한편의 어른 멜로로 히트를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 꼭 잡고’는 불치병으로 3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남현주(한혜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김도영(윤상현)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 와중에 엄마와 똑같은 병을 선고받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다. 도영에게 첫사랑 신다혜(유인영)가 찾아오는 상황에도 현주는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제작진은 인물들 간의 엇갈리는 감정선이 드라마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정지인 PD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성암로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손 꼭 잡고’ 제작발표회에서 “신파극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며 “신파 속에 양가적인 감정이 얽힌 상황에서 사랑이 네 인물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는지,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해지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드라마는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며 “‘손 꼭 잡고’의 대본은 감정만으로 4부까지 쭉 전개돼서 신기했다. 읽을 때는 재밌는데 내가 느낀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잘 전달될까가 고민이었다. 작가가 설계한 다양한 층의 감정선들이 배우들의 연기로 잘 표현해되는 점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혼한 부부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설정이 불륜 논란을 부를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정 PD는 “불륜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갖고 있는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며 “보통 사람들은 경계선을 넘지 않지만, 드라마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또 현주의 경우는 절망 속에서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희망이 사랑의 형태로 발전하는 만큼 불륜이라고 보기엔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배우 한혜진이 4년 만에 복귀하는 점도 눈에 띈다. 이날 한혜진은 “배우로서 욕심나고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라며 “대본에 깊이가 있고 전 깔끔하고 정결한 전개가 일본 드라마 같다고 느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아이가 있는 집을 박차고 일을 시작하기가 어려웠다”며 “남편이 엄마이기 전에 배우인데 왜 안주하려고 하냐, 무조건 나가서 연기해야 된다고 했다. 드라마가 끝나면 월드컵이라 시기도 잘 맞는다”고 남편인 축구선수 기성용과의 에피소드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오는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