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이명희 등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한진그룹 관련 기업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동생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당국 수사가 이어지면서 메리츠금융그룹 내 상장 기업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한진가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명희 이사장의 시동생인 조정호 회장은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입장이다. 형과 형수, 조카들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수백억원대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에 속한 상장 기업의 주가는 한달 새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전날 주가(종가기준)는 1만3850원으로 한달 전(1만4450원) 대비 4.15%(600원) 떨어졌다. 이어 메리츠화재(-1.95%), 메리츠종금증권(-4.08%)도 내림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메리츠금융지주 주식 9683만3129주를 보유한 조정호 회장도 580억정도 평가손실을 입었다.
메리츠금융그룹 지주사와 계열사의 주가 동반 하락은 전년 대비 실적 부진(메리츠종금증권 제외)과 한진그룹 사태가 함께 겹쳐서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사상 최고 실적(분기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거뒀으나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조정호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의 4남으로 조양호 회장의 동생이다.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 행보 외에도 횡령, 배임 혐의 등 까지 겹치면서 검찰 수사는 범(凡)한진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검찰은 지난달 24일 조 회장의 동생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던진 물컵이 한진그룹에 이어 범(凡)한진가로 까지 파장이 번지고 있는 셈이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간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계열사 분리 및 승계 과정에서 법적 다툼을 벌였으나 2011년 서울고법이 제시한 화해 권고안을 양측이 수용하면서 소송이 일단락됐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