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사업보고서의 핵심 기재사항인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MD&A)이 상당히 부실하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MD&A는 경영진이 회사 경영 상황에 대한 투자자 이해를 돕기 위해 회사 재무상태, 영업실적, 사업전망 등을 분석해 공시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상장사 100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중 76곳이 내용 충실도 면에서 ‘부실’ 평가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곳은 16곳, 보통은 8곳에 불과했다. 형식적 요건은 75곳이 ’충족‘ 평가를 받아 그나마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점검항목별로는 ‘개요’의 경우 홍보 문구가 과다하고 내용은 가장 부실했다. 100곳 중 64곳이 홍보성 문구와 단순 통계 수치 제시 등으로 부실 판정을 받아서 4개 점검항목 중 가장 미흡하다는 평가였다.
'재무상태·영업실적'은 33곳이 변동 원인 등을 기재하지 않아 부실 평가를 받았다. 한 상장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크게 변동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70% 넘게 급감했는데도 감소 원인을 상세히 올리지 않았다.
‘자금조달’은 28곳이 기말기준 자금조달 현황만 기재하는 등 전년도와의 비교·분석 내용을 적지 않아 부실 평가를 받았다. 이어 ‘유동성’은 25곳이 당해연도 유동성만 기재하는 등 역시 전년도 대비 비교·분석이 없어 부실로 평가됐다.
소속된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경우 점검대상 65곳 중 42곳이 내용이 충실하지 않아 부실 평가를 받았고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35곳 중 무려 34곳이 부실 평가를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MD&A의 내용 충실도는 매우 부실한 수준”이라며 “이 가운데 핵심 항목인 '재무상태·영업실적'의 경우 부실 기재한 33개사에 대해서는 이달 개별적으로 정정 지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3분기에 상장사 공시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유관기관과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MD&A 작성 시 참고할 수 있는 모범사례도 배포하기로 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