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 빅2가 올 2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최근 수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2015년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극심한 판매 부진과 일감 부족에 더해 원자재 가격 인상,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 등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17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작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2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337억원으로 적자를 냈으며 매출액은 3조1244억원으로 26.4%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7%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5.6% 확대됐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조선 부문에서 작년 상반기 수주한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건조에 들어가고 엔진 부문에서 중대형 엔진 등 선박용 기계의 판매가 늘면서 전체 매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강재 가격 추가 상승과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 등으로 인해 적자를 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조 발주 문의가 실제 수주로 이어지고 선가가 오르는 등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여전히 원자재가 상승, 일감 부족 등으로 업황이 어렵지만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과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극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하루 평균 83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사내 소식지를 통해 “가공 소조립1부 등 3개 부서에서 노조의 물류 흐름 방해로 지금까지 총 22개의 블록 반출을 못해 전체공정이 연쇄적으로 지연됐다”며 “하루 평균 매출 손실이 83억5000만원에다 선주와 약속한 인도일을 못 맞추면 하루 10억원의 지체보상금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466억원, 영업손실 1005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142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에 더해 오션리그 드릴십 1척의 납기연장을 비롯한 드릴십 관련 손실로 약 390억원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영업적자가 발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분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드릴십 관련 손실이 발생했고, 하반기 원자재가 인상 요구 등의 경영여건을 감안하면 목표했던 연간 영업이익 차질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도 "하반기 해양공사 체인지오더(Chnage Order) 정산 등 손익 개선 가능성도 상존하므로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 빅3 중에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은 올 2분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03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4.5% 감소할 전망이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