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통화 불안, 달러 강세 등의 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주춤하고 있다. 이런 하락장 속에서도 통신주는 하반기 들어 연초대비 강세다. 5세대 이동통신(5G)에 대한 기대감과 저평가된 주가 수준 등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우선 매입(선취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통신주 주가와 실적에 대한 분석은 괴리를 보이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5G 호재로 통신주의 강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반면 이동통신 업계는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 등으로 하반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점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통신주 주가는 이달 들어 연초 대비 17% 늘어난 380선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 투자업계에서는 터키 리라화 폭락과 같은 신흥국 경제 불안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되면서 경기 방어주 성격의 통신주에 돈이 몰리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통신 대장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유입이 늘어났다. 규제이슈 완화, 5G 이슈, 저평가된 주가 수준 등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선취매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요금규제로 주가가 하향세를 보였지만 올 하반기부터 규제 완화, 저평가된 주가 수준 등의 이유로 강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면서 “통신주가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만큼 연말 배당시즌이 가까워질수록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통신주의 상승세는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늦어도 올해 가을에는 통신사 5G 랠리(강세장 전환)가 시작될 전망”이라며 “향후 3년 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주가는 각각 2.5배, 3배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이동통신 업계는 실적 감소를 이유로 통신주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동통신 3사는 요금규제로 하반기 실적 감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제공서비스 전문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 KT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616억원, 37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7.84%, 0.22% 줄어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통신비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해오고 있는데, 규제 정책이 지속되는 한 이통사는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