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굴뚝 사업인 철강, 정유, 화학업계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구축을 통한 생산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21일 정유·화학·철강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효성티앤씨, SK이노베이션,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업체들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반 첨단 기술들을 자사 공정에 도입해 공정 스마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학섬유제조업 회사인 효성티앤씨의 경우 지난 19일 중국 취저우·자싱·광둥·주하이와 베트남 동나이 등에 있는 스판덱스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에 구축된 시스템은 공정모니터링 및 품질관리시스템,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등이다.이번 시스템 구축을 통해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공장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품질을 관리해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생산 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원료수입부터 생산, 출하에 이르기까지 제조 전 부문에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제어 관리 등을 통해 공장 운영 효율성이 상승해 제조 경쟁력도 제고될 전망이다.
LG화학 역시 지난해 말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 LTE(4G) 기반 Io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완료했다.
LG화학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공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설비를 완비했다. 이를 통해 작업 시간 감소와 사업장 내 보완이 강화됐다. 기존에 제품 출하 시 검수내역을 직접 기록하면서 생겼던 불편함과 문서의 분실, 잘못된 분류 등의 위험성이 제거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스마트 팩토리가 구축된 이후 공 장내에 물류 차량이 머무르는 시간이 75분에서 25분으로 단축됐고 IoT를 활용한 산업용 직캠을 도입해 공장 내 안전관리가 크게 개선됐다.
정유업계에서는 국내 정유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이 스마트화에 앞장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스마트팩토리의 일환인 스마트플랜트 구축을 위한 TF팀을 구축했다. 이후 주력 사업장인 울산공장에서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회전기계 위험예지, 스마트 공정 운전 프로그램, 스마트 워크 퍼밋(Smart Work Permit) 등 4개 분야에 대해 상용화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가운데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시스템을 자사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도입된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시스템은 정해진 시간대별로 사람이 직접 유해가스를 측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가스 측정기기로 유해가스를 실시간 확인해 필요 시 작업중단 및 대피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나머지 3개 과제들도 전 사업장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종이로 진행되던 작업허가서를 모바일과 전자서명 등으로 대체한 스마트 워크 퍼밋 시스템은 이미 확대 시행되고 있다.
이전에는 작업 허가를 받기 위해 관련 부서 4곳 이상에 허가를 얻어야만 해 평균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모됐다. 하지만 이 시스템 도입 이후 허가서 발급 시간이 30분 이내로 단축됐다.
철강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공정 스마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전남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을 스마트팩토리 시범 공장으로 지정돼 가동에 들어갔다. 두 공장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 자동화 솔루션’은 자동차강판 생산에 필요한 용융아연도금(CGL)을 AI를 통해 정밀 제어해 도금량을 비롯한 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포스코는 빅데이터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사 제철소 공장 곳곳에 IoT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해 매일 1테라바이트(IB)가 넘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생산 효율성 강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철강 2위 기업인 현대제철은 2025년을 목표로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소는 당진제철소에 설계부터 생산 공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해 조업별 생산성 편차를 줄이고, 가볍고 튼튼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스마트한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당진제철소 물류 및 생산 효율성을 이전보다 2배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 당진제철소에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빅데이터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4시간 설비를 멈출 수 없는 정유·철강 등 사업에 스마트팩토리는 필수”라며 “항상 가동되는 만큼 쌓이는 데이터도 엄청나고 이는 빅데이터로 구축된다. 이 데이터를 통해 설비 오류를 비롯해 여러 오차를 줄인다면 기업으로서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