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사업 부문인 파라자일렌(PX) 시황 개선에 힘입어 정유업계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PX 가격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톤당 1000달러를 넘어섰다. 마진율 역시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마진율에 해당하는 PX 스프레드는 지난달 초 400달러 수준에서 이번달 600달러로 급등했다. PX 스프레드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60달러 안팎에서 움직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 PX 스프레드 증가율은 최고 수준이다.
PX는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나프타)을 석유화학 설비에 투입해 만드는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수지의 중간 원료다. 중국 정부가 최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중국 PET 업체들이 새로운 PET 생산에 나서면서 PX의 수요가 급증, PX 스프레드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PX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에게 PX 시황 개선은 3분기 실적 증대 호재로 작용했다.
현재 국내 정유사 PX 생산능력은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과 SK종합화학 등을 통해 연간 300만톤 이상에 달한다. 또한 GS칼텍스 135만톤, 에쓰오일 190만톤, 현대오일뱅크 118만톤 상당의 PX를 생산하고 있다. 각 업체의 석유사업부문 매출의 30% 가까이가 PX를 통해 나온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최근 늘어난 스프레드 가격만 적용해도 약 8000억원대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PX 스프레드 상승과 함께 다른 호재도 겹쳤다. 당초 PX는 중국 등 아시아업체들이 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 중국과 베트남 등 글로벌 업체들의 PX 생산설비 상업 가동률이 예상과 달리 60%에 미치지 못하며 더디게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에서는 최근 태풍 제비로 인해 일부 PX 공장 가동이 멈춰 아시아 권역 PX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마진율 상승과 일시적인 설비 가동률 문제(트러블) 발생이 3분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PX 스프레드 마진이 확대된 점은 좋은 상황이다. 일시적이지만 아시아 지역 설비가 예상과 달리 정상가동이 늦어진 점도 3분기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며 “당분간 PX 호황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