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후판 값 인상까지…우울한 조선업계

실적 부진에 후판 값 인상까지…우울한 조선업계

기사승인 2018-11-03 01:00:00

조선업계가 수주절벽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과 올해 후판 값 인상으로 인한 원자재가 부담 상승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우선 조선업계는 ‘수주산업’ 특성상 수주실적이 1~2년 후에 매출로 반영된다. 현재 조선업계의 실적은 2016~2017년 수주가 급격히 줄어들고, 계약 당시 선가(뱃값)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이른바 수주절벽 당시 매출이다.

이 같은 결과는 올해와 내년까지는 조선업계 매출에 반영돼 미미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제 올 3분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조선 3사는 조선 부문에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 조선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89억원, 매출은 3조2419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해양플랜트 부문의 실적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조선 부문에서는 전분기 1440억원 영업 손실보다 규모가 더욱 커졌다. 각종 일회성 비용의 발생, 원자재가 상승,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해 30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2위인 대우조선해양은 흑자가 예상되지만 웃지 못하고 있다. 예년 대비 영업익이 30%가량 적다는 점이 문제다.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액 2조1998억원, 영업익 1369억원을 기록해 흑자를 거둘 전망이다.

업계 3위인 삼성중공업은 4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123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100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더욱 상승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25% 감소한 1조3138억원으로 하락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판매 관리비를 비롯한 고정비 부담, 3년 치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불가피한 손익 차질 요인이 추가로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불황의 여파로 위기에 직면한 조선 업계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 선박 건조비의 20%를 차지하는 후판(두께 6mm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은 철강업계의 결정에 따라서 상승했지만, 그 상승분을 건조한 선박에 반영하지 못한 조선업계의 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의 경우 3분기에 후판 값을 비롯한 강재 가격 인상분으로 1370억원이 반영돼 적자 폭이 커졌다는 게 관련 업계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3분기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인한 경영 부담은 모두 비슷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 더해 최근 철강업계(포스코·현대제철 등)에서 후판 가격 추가 조정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조선업계는 원자재가 인상으로 인한 영업 손실 확대를 더욱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올해 초 t당 60만원대였던 후판 가격을 원료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2번의 가격 인상을 통해 현재 t당 70만원대로 가격을 올렸다.

조선업계에서는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을 수주했을 때 후판 가격이 t당 5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후판 가격이 70만원대로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진다면 조선업 업황이 더욱 어두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결국 조선업계에서는 과거 수주절벽 여파에 따라 내년까지는 허리띠를 바짝 조여 매야만, 조선업계가 회생할 수 있지만 후판 가격까지 더 오른다면 경영 정상화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에서도 일정 손해를 보고 후판을 판매해왔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조선업계는 업황이 워낙 어렵고, 가격 인상분을 선가에 반영이 불가해 추가로 후판 가격 인상이 이뤄진다면 이는 조선업계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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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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