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화학 부문인 파라자일렌(이하 PX) 호황과 안정적인 정제마진에 힘입어 올해 영업익 8조원 달성에 도전한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정유 4개 회사의 총 영업이익은 7조8698억원에 달했다.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8359억원, 에쓰오일은 3157억원, 현대오일뱅크 2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곧 실적발표가 진행될 GS칼텍스도 업계에서는 5000억원대 후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유업계 비수기인 3분기 치고 상당히 좋은 실적이라는 업계 설명이다. 난방 등을 위한 등유·경유 수요가 감소해 정제마진(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로 만들어 판매할 때 남는 이익)이 1~4분기 중에 가장 낮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유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정유사 이익의 30%를 차지한 PX 시황개선에 힘입은 결과다. PX는 정유사 석유화학 부문 핵심 제품으로 폴리에스테르, 페트병 등의 원료가 되는 고부가 소재다.
현재 PX 가격은 3분기 기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톤당 1000달러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PX 마진율에 해당하는 PX 스프레드 역시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400달러 수준을 유지했지만 현재는 60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
PX 스프레드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60달러 안팎에서 움직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 PX 스프레드 증가율은 최고 수준이다. 실제 에쓰오일의 경우 PX가 포함된 비정유 부문이 올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46%에 기여하며 PX 호황을 증명하기도 했다.
PX 시황개선과 함께 안정적인 정제마진도 정유사의 영업익 8조원 달성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원료비를 제외한 마진을 뜻한다. 휘발유·경유·나프타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비·정제비용을 뜻한다. 정유업체 수익성을 좌우하는 지표로 최근 정제마진은 6.56달러에서 7달러 사이를 유지하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화학 부문 모두 수익 훈풍이 분 결과”라며 “안정적인 정제마진을 통해 정유 부문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고, 비정유부문은 PX마진율 인상, 중국발 수요 증가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4분기까지 PX 수익 훈풍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악재가 없다면 올해 8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