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의 올 4분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가 상승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인한 중국발 수요가 둔화한 탓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unet)에 따르면 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3.10달러,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유(Brent)는 73.17달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Dubai)는 70.2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초 80달러까지 치솟던 국제유가는 최근 10%가량 가격이 낮춰졌지만 70달러대를 유지하면서 화학업계의 원재료 가격 부담이 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화학사들의 원재료인 원유를 정제한 나프타의 가격은 지난달 743달러로 상승했다. 올해 초 600달러대와 비교하면 100달러 이상 오른 가격이다.
원자재가 상승은 화학업계 영업이익 감소로 현실화됐다. 지난 3분기 화학업계 빅2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실적은 하락했다.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6024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고, 롯데케미칼은 같은 기간 34.3% 감소한 5036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원자재가 상승과 함께 미중 무역 분쟁 격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화학기업의 제품 수출 비중은 수익에서 50% 수준이다. 이중에 중국과 동남아 시장 비중은 전체 수출금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이 올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측도 이어지고 있다. 유가는 70달러 선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위축된 중국발 수요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수요가 둔화한 상황에 국내 화학사들이 화학제품에 상승한 원재료 가격만큼 제품 원가를 반영하기는 더욱더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이 가장 문제”라며 “올 4분기 국제유가와 무역 분쟁으로 인한 대외변수가 높아 마진악화를 비롯한 문제로 화학 부문에서 수익 축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