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줄(JULL)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전자담배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자담배 줄랩스는 특허청에 줄과 관련된 상표권을 출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한국법인인 줄랩스코리아유한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시장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줄은 증기담배의 일종으로 CSV(폐쇄형 시스템) 전자담배로 분류된다. 디바이스와 스틱 역할인 ‘팟’으로 구성돼있으며 팟 1개당 200회 정도 흡입이 가능하다. 줄은 디바이스에 스틱을 꽂아 흡연하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화는 달리 독특한 디자인과 크림·망고 등 다양한 향으로 미국 시장에 안착했다.
줄은 미국 전자담배 시장에서 72%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의 강자다. 대형 유통시장인 미국에서 이미 검증됐다. 설립 3년여 만에 기업가치가 약 43조원대로 평가받기도 했다.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확실히 구분되는 만큼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국내 전자담배시장은 사실상 궐련형 전자담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KT&G 릴, BAT코리아 글로 등이 각각 7:2:1 정도로 시장을 나누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도 9.3%에 달한다.
디자인과 향 외에도 가격 역시 강력한 차별점이다. 현행법상 담배는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해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천연 니코틴을 함유한 제품’까지 담배로 정의하고 있으나 줄은 합성니코틴 제품인 만큼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즉, 줄을 이용해 흡연하기 위해 필요한 ‘액상’에 건강증진부담금 등 담배세가 매겨지지 않는 셈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현행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줄의 세금 약 1693원으로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3004원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출시되지 않는 제품에 대해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굳이 새로운 디바이스를 구입할 정도로 매력적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추산하는 대로 가격이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의) 절반 수준이라면 모르겠지만 비슷한 수준이라면 ‘지각변동’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