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풀리면서 라면업계가 계절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과거 여름에 한정됐던 비빔면류 시장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가며 사계절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 비빔·볶음면류는 여름에 한정된 제품군이었다. 업계에서 ‘계절면’이라고 지칭하며 국물라면과 구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팔도의 팔도비빔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크게 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로 비빔면류, 막국수류 등으로 대표되는 계절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93억원에서 2017년 1148억원으로 44% 늘어났다. 볶음면류 등까지 포함된 국물없는 라면 시장 규모도 5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2조원대를 오르내리며 성장이 둔화됐던 전체 라면 시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통적인 계절면 강자는 팔도비빔면이다. 지난해 팔도비빔면은 전년 대비 6% 이상 판매가 늘어나며 출시 이후 연간 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다. 팔도비빔면은 35년간 이어져온 장수 브랜드로 특유의 맛으로 확고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한정판 마케팅도 주효했다. 지난해 출시한 ‘봄꽃 비빔면’과 ‘윈터 에디션’은 꽃 모양 어묵과 우동 국물 스프를 동봉했을 뿐이지만 오리지널 팔도비빔면의 판매량을 견인할 정도였다. 실제로 2015년 봄과 겨울 2200만개 가량 팔리던 비빔면은 지난해 같은 기간 3600만개 이상 판매되며 65%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달에는 매운 맛을 강조한 신제품 ‘괄도네넴띤’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계절면 공략에 나섰다. 1차 온라인 물량인 7만5000개는 하루도 되지 않아 완판됐다. 팔도는 목표량인 500만개가 완판될 경우 상시출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여름 계절면을 사계절로 확대한 일등공신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시리즈다. 2012년 첫 선을 보인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 효자로 거듭났다. 2년만인 2014년 봉지·용기면 누적 판매 1억개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 1억6000만개를 넘어섰다.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수출은 80% 이상, 전체 매출로도 절반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2억불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일본 현지 판매법인인 ‘삼양 재팬’을 설립하는 등 수출로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신제품 ‘뛰김쫄면’을 출시하며 불닭볶음면과 투트랙 전략에 나섰다. 면에 감자전분을 넣어 쫄면의 쫄깃한 식감을 재현했고, 태양초 고추장, 식초 등 기본적인 쫄면 양념에 사과농축액, 배농축액 등을 넣어 쫄면 맛을 구혀했다. 또 바삭한 튀김을 후레이크로 넣어 쫄깃한 면발과 함께 먹었을 때 다채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쫄면류 제품 강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오뚜기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진짜쫄면은 출시 50일만에 500만봉, 66일만에 1000만봉을 판매하며 계절면 시장에 자리잡았다. 같은해 4월 풀무원이 출시한 ‘생면식감 탱탱 비빔쫄면’도 출시 한 달 만에 200만봉을 판매하며 힘을 보탰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일부 계절에 한정됐던 볶음·비빔류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 하락세를 막고있는 모양이 됐다”면서 “최성수기인 여름을 앞두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