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채용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이 당 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장직에서 물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최종 인사권자로 거론하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청년선대위 홍서윤 대변인은 28일 “윤 후보는 국민의힘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된 지 이틀 만에 자진 사퇴한 김 전 의원을 두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사건이 오래돼서 잘 기억을 못 했다’는 변명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홍 대변인은 “그 어디에도 윤석열 후보의 책임 있는 모습은 없다. 더욱이 윤 후보는 자진 사퇴한 김 전 의원에게 감사까지 전했다”며 “아직도 청년들을 기만한 인사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윤 후보가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는 못할망정 청년들을 우롱하는 인선에 변명만 늘어놓고 있으니 참담하다”라고 했다.
윤 후보의 공식 사과도 촉구했다. 홍 대변인은 “윤 후보가 강조했던 공정이, 다른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한 사람도 표를 위해서라면 용인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불공정”이라며 “윤 후보는 분노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김성태 본부장 인선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박찬대 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전 의원이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에서 사퇴했으나 청년들의 분노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는다. 바로 윤 후보의 ‘기억나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말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윤 후보는 김 전 의원을 ‘딸 부정 채용’으로 지난 2019년 7월 불구속 기소한 장본인”이라며 “더구나 지난해 1월 1심 판결에서 무죄로 결론이 나자 본인이 직접 검찰총장으로 항소를 결정했던 최종 결정권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는 당시 김 전 의원의 ‘딸 부정 채용’에 대한 2심에서는 유죄를 이끌어낸 검찰총장이었다”며 “그럼에도 ‘오래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무책임한 말을 내뱉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불리한 상황이 되면 ‘기억나지 않는다’로 일관하고 있다”며 “기억의 뒤로 숨는 비겁한 태도를 언제까지 보일 작정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는 측근 비리를 눈감아주는 최고 권력자의 행태만을 그리게 한다”며 “그 기억이 언제까지 나지 않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윤 후보는 청년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남기며 자진사퇴한 김 전 의원에 대해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결단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 뜻에 대해서는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좀 오래돼 저도 잘 기억을 못 했다”라며 “본인이 우리 당의 정권 교체와 선거 운동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초래할 만한 것은 안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였던 지난 201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석채 당시 KT 회장 증인 채택을 무마하는 대가로 자신의 딸을 KT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뇌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의원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했고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커지자 김 의원은 지난 27일 선대위 본부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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