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월드컵행 이끌다

벤투 감독,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월드컵행 이끌다

기사승인 2022-02-02 07:00:01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KFA)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을 월드컵으로 이끌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와 8차전을 2대 0으로 승리했다.

6승 2무(승점 20점)가 된 한국은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카타르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이번 카타르 대회까지 10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가 결실을 맺었다.

2018년 8월 부임한 벤투 감독은 월드컵 직후 사령탑에 올라 다음 대회까지 준비된 4년 계획을 모두 채우는 첫 지도자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직전 대회가 끝난 뒤 지휘봉을 잡은 감독들이 숱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중도 하차하는 일이 많았다.

앞선 두 대회에선 최종예선에서 부진해 최종전까지 고전에 고전을 거듭한 끝에 어렵사리 월드컵에 진출했다. 이번에는 까다로운 중동 팀들을 연달아 상대하면서도 확실히 결과를 냈고, 일찌감치 본선 티켓을 가져왔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벤투 감독은 보수적인 선수 선발, 경기 중 유연하지 못한 전술 대처로 인해 매번 비판에 시달려왔다. 특히 지난해 3월에 있었던 일본과 친선전에서 0대 3 패배하자 벤투 감독을 향한 비난이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성난 팬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사과문을 발표했을 정도다.

월드컵 2차 예선을 1위로 통과했지만 좋지 않은 경기력에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뒤따랐다.  이후 최종예선 1차전 이라크와 비기고 2차전 레바논에 겨우 승리하면서 불신이 더욱 깊어져갔다. 일각에서는 벤투 감독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투 감독은 계속된 비판에도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았다. 결국 본인의 철학을 밀어붙여 여론을 바꿨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 1대 1로 비기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이어진 아랍에미리트전과 이라크전에서 한층 완성된 조직력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면서 벤투 축구도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매번 지적받았던 선수 구성도 최근에는 다양한 선수들이 계속해 선발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기세를 이어간 한국은 손흥민과 황희찬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조규성-황의조 투톱 카드로 레바논을 제압했고, 시리아까지 잡아내며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흔들림 속에서도 소신으로 빚어낸 '벤투표' 빌드업 축구를 앞세운 한국은 이제 월드컵에 도전한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이후 두 대회 연속 본선 조별리그서 탈락한 한국은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 이상의 목표에 도전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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