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행보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막판 승부수를 띄우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3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강경한 대북 기조를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응조치로서 강력한 억제력과 대응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적었다. 이번 미사일 발사에 관해 ‘매우 유감’ 수준에 그친 정부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한 셈이다.
이 후보는 “동시에 사드에 버금가는 장거리요격미사일(L-SAM)을 조기 개발하겠다”며 “정찰위성 초소형 위성 등을 확보하여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고 24시간 감시대응 체계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종전 선언을 언급해온 문 대통령의 기조와 전면 대치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집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평화 구축을 위한 정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현 상황을 보았을 때 평화 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 평화로 가는 길은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종전선언을 연상시켰다.
이 후보는 원전·부동산 등 정책 분야에서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지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부인할 수 없는 정책 실패”라며 “민주당의 일원이자 대통령 후보로서 또 다시 고개숙여 사과드린다. 변명하지 않고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27일에는 현 정부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원자력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아울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경제 대책과 관해서도 쓴소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한 대책 마련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경제방역에서 부족함이 많았다”며 “세계적 위기 앞에 국가는 고통 분담에 인색했고, 가계에 떠넘겼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차기 이재명 정부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그래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재명 정부’는 다를 것이다. 마땅한 국가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국민에게만 고통을 떠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당 발언은 현 정부의 ‘코로나19 경제 대책’이 잘못됐으므로 집권 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이 지도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는 현 정부를 향한 실망감을 정치구도 전체로 확대해 정권교체 여론을 희석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치 대수술을 내세워 개혁 당위성을 내세우려는 의도인 셈이다.
다만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칠순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쓴 ‘손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임기 말 지지율이 40%를 넘나드는 등 영향력이 큰 점을 염두한 행보로 풀이된다. 동시에 친문계 민심을 달래며 ‘민주당 원팀’ 기조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는 전략적 차별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며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차별화 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덕성 측면에서 현 대선후보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문 대통령과 아예 척을 질 수도 없을 것”이라며 “친문계 민심을 달래는 동시에 자신의 민주당 정통성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이재명, 앞에선 文정부와 선긋기, 뒤에선 손편지…복잡한 셈법은
李 “이재명 정부가 북한 핵 문제 해결하겠다”
“경제방역 문제 많아… 그래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
전문가 “중도층 흡수 위해 전략적 차별화 정책 펼칠 수밖에 없어”
기사승인 2022-02-04 06:00:05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0
- 좋아요0
- 슬퍼요0
- 화나요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
-
사도광산 추도식 ‘뒤통수’ 친 日…여당마저 “정부, 안일했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강제징용자 추도식’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있는 인사를 대표로 보내면서,
-
정우성, 문가비 아들 친부였다…“아버지로서 아이 끝까지 책임질 것”
최근 출산 소식을 알린 모델 문가비(35) 아들의 친부가 배우 정우성(51)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정우성의 소속사
-
“의사 없다” 17세 환자 거부한 병원…법원 “보조금 중단 정당”
지난해 대구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17세 여학생이 구급차를 타고 병원 10여곳을 전전하다 숨진 사건과 관련해 환자
-
이재명, 옅은 미소 띠고 취재진 질문엔 ‘침묵’…위증교사 1심 선고 시작
위증교사 혐의으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법정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형사합의33부(부
-
“바꿨어야 했는데” 尹대통령 부부 휴대전화 교체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취임 전부터 쓰던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하고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의협·대전협 만난 개혁신당…“내년 의대 모집 중단 없인 의학 교육 불가능”
개혁신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나 2025학년도
실시간
-
내일부터 급변하는 날씨…전국 비·산지 눈발
화요일인 26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강원 지역 일부에서는 눈이 내릴 것으로 관측
-
“삼성 녹록지 않아. 기회 달라” 호소한 이재용…내년 2월 항소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저희가 맞이한 현실이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
-
‘삼성 부당합병’ 이재용, 항소심 선고 내년 2월3일
-
文, 이재명 무죄에 “다행이고 안심…이제 제발 민생”
문재인 전 대통령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다
-
반도체 공정 불량 원인 잡는 기술
플라즈마는 기체에 에너지를 가해 이온화시킨 고에너지 입자상태로, 이를 이용하면 특정 영역에서 정밀한 반응
-
김홍규 강릉시장, "경포호 현 상태 유지는 보존 아닌 방치"
김홍규 강원 강릉시장이 "(경포호를)현 상태를 그대로 두는 것은 보존이 아니라 방치"라며 추진 의사를 공고히 했
-
평창군, 15억원 투입 관내 하천 유수 소통 지장물 정비사업 추진
강원 평창군은 15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자해 유수 소통 지장물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