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호남행을 두고 야권이 엄연한 선거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선이 보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권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 방문이 의도적이라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호남을 전격 방문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 참석을 이유로 내걸었다. 그는 협약식에서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이야말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완전한 부활을 알리는 상징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군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선거 중립을 강조해왔다.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는 청와대 외부 일정도 자제했다. 지난주 고향인 부산에서 있었던 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 당시에도 직접 방문 대신 영상 축사로 대체했다.
야권은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호남 민심이 흔들리고 있었던 만큼 정치적 의도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23일 부각한 ‘호남홀대론’에 응수하듯 방문한 점도 이목을 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려는 행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공언한 철저한 정치중립은 군산 방문으로 허언에 지나지 않았음을 몸소 증명했다”며 “대선을 고작 13일 남겨둔 시점에 호남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으니 부랴부랴 민심 달래기용 선물 보따리를 푸는 시늉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을 약속한 자신의 말조차 깨버린 문 대통령은 결국 호남에서 불타오르는 정권교체의 뜨거운 열망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호남행이 “들썩이는 호남 여론을 달래고 다시 한번 텃밭을 다지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4일 “문 대통령의 군산 방문은 텃밭 표심을 챙기는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그동안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에 쏟은 관심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번 방문이 순순한 민생 행보라는 설명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부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민주당이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 점도 언급했다. 허 대변인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이 아니라면, 동일 행동 동일 기준의 원칙에 따라 문 대통령의 군산 방문도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호남 방문이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군산조선소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표명해 왔다. (조선소) 재가동 시 방문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며 “(문 대통령의)민생경제를 챙기는 행보는 마지막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0
- 좋아요0
- 슬퍼요0
- 화나요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
-
사도광산 추도식 ‘뒤통수’ 친 日…여당마저 “정부, 안일했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강제징용자 추도식’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있는 인사를 대표로 보내면서,
-
정우성, 문가비 아들 친부였다…“아버지로서 아이 끝까지 책임질 것”
최근 출산 소식을 알린 모델 문가비(35) 아들의 친부가 배우 정우성(51)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정우성의 소속사
-
“의사 없다” 17세 환자 거부한 병원…법원 “보조금 중단 정당”
지난해 대구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17세 여학생이 구급차를 타고 병원 10여곳을 전전하다 숨진 사건과 관련해 환자
-
이재명, 옅은 미소 띠고 취재진 질문엔 ‘침묵’…위증교사 1심 선고 시작
위증교사 혐의으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법정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형사합의33부(부
-
“바꿨어야 했는데” 尹대통령 부부 휴대전화 교체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취임 전부터 쓰던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하고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의협·대전협 만난 개혁신당…“내년 의대 모집 중단 없인 의학 교육 불가능”
개혁신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나 2025학년도
실시간
-
내일부터 급변하는 날씨…전국 비·산지 눈발
화요일인 26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강원 지역 일부에서는 눈이 내릴 것으로 관측
-
“삼성 녹록지 않아. 기회 달라” 호소한 이재용…내년 2월 항소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저희가 맞이한 현실이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
-
‘삼성 부당합병’ 이재용, 항소심 선고 내년 2월3일
-
文, 이재명 무죄에 “다행이고 안심…이제 제발 민생”
문재인 전 대통령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다
-
반도체 공정 불량 원인 잡는 기술
플라즈마는 기체에 에너지를 가해 이온화시킨 고에너지 입자상태로, 이를 이용하면 특정 영역에서 정밀한 반응
-
김홍규 강릉시장, "경포호 현 상태 유지는 보존 아닌 방치"
김홍규 강원 강릉시장이 "(경포호를)현 상태를 그대로 두는 것은 보존이 아니라 방치"라며 추진 의사를 공고히 했
-
평창군, 15억원 투입 관내 하천 유수 소통 지장물 정비사업 추진
강원 평창군은 15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자해 유수 소통 지장물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