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테란’ 이재호가 11번의 도전 끝에 ASL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재호는 9일 상암 콜로세움에서 열린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 시즌13’ 결승전(7전 4선승제)에서 정윤종을 세트 스코어 4대 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준결승전에서 김택용을 잡고 올라온 이재호는 결승전에서 900여일만에 복귀한 정윤종을 잡아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 A조 승자전에서 맞붙을 당시 정윤종이 이재호를 상대로 2대 1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다른 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지만, ASL 무대에서 유난히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이재호다. ASL 시즌3부터 꾸준히 왕좌에 도전했던 그는 시즌9에서는 김명운에게 결승전에 패배해 준우승을 했지만, 11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재호는 이영호, 김성현에 이어 통산 3번째 테란 종족 우승자로 남게 됐다. 또한 ASL에서는 시즌8 이영호 이후 다섯 시즌 만에 테란 우승자가 탄생하게 됐다.
1세트가 고비였다. ‘이클립스’에서 열린 1세트는 정윤종이 더블 넥서스로, 이재호의 치즈 러쉬를 세를 막아내면서 경기는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이후 정윤종이 자원력을 바탕으로 공략했지만, 이재호는 이를 막아내며 반격의 기회를 엿봤다.
이후 차분하게 확장을 늘리면서 힘을 키운 이재호는 벌쳐로 추가 멀티로 향하는 프로브를 끊어내면서 자원 격차를 좁혔고, 메카닉 업그레이드 후 파상공세로 첫 경기를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알레그로’에서 열린 2세트도 이재호가 가져갔다. 1세트를 내준 정윤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초반 러쉬를 감행했지만 이재호가 이를 막아냈다. 이후 상대 앞마당으로 진격했다. 이재호는 팩토리를 늘리면서 프로토스 본진으로 진출했고, 벙커까지 건설하면서 정윤종을 압박했다. 정윤종의 공격을 계속해 차단한 이재호는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며 2대 0으로 앞서갔다.
3세트 이재호의 승부수가 통했다. ‘리볼러SE’에서 펼쳐진 3세트 때는 이재호가 상대 넥서스의 위치를 확인하자마자 마린과 벌쳐-SCV를 동원해 벙커 러시를 시도했다. 정윤종은 최선을 다해 막았지만, 상대가 벙커를 건설하는 것을 저지하지 못했다. 이재호가 3세트마저 빠르게 승리하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4세트 ‘버미어’에서도 이재호가 빠르게 승기를 잡았다.
정찰을 성공한 이재호는 정윤종의 앞마당으로 진출했지만 첫 공격이 저지됐다. 이후 배럭을 늘려 바카닉 병력과 함께 상대 본진으로 다시 진출했다. 정윤종은 리버를 준비해 반격을 시도했지만 상대의 맹공에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정윤종이 항복을 선언하면서 이재호의 승리로 결승전이 마무리됐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