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당역 지하철 6번 출구 앞 '갤러리밀스튜디오'에 가면 이완숙 작가의 여인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여인들은 하나같이 8등신 모델과 같은 세속적 미의 기준과 무관한 짧은 다리, 풍만한 신체를 지니고 있다. 콜롬비아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유화의 인물이 연상되기도 한다.
이완숙의 여인상은 합성수지 또는 레진으로 빚은 인물이다. 희화화되고 과장됐음에도 그 둥글둥글한 몸집이 푸근하고 정겨운 중년의 여인들이다. 그들의 손에는 가방, 꽃, 우산 등이 들려 있는데 그것이 인체 조각의 풍성한 양감과 화사한 의복의 색채 때문인지 몰라도 묘한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작가는 "이 중년 여인은 내면을 빈곤함을 채우려 노력하는 나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록 여인은 무거운 몸이지만 새처럼 뛰어 놀고, 솜사탕처럼 달콤한 구름 한 점을 떼어먹고, 달맞이꽃이랑 대화하며 파랑새를 쫓는 ‘우리 엄마’ 또는 ‘늘 있는 아내’의 자화상이다.
강원도 춘천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완숙 작가는 조각계의 중진이다. 지난해 코로나 시국의 와중에도 세종갤러리(서울) 개나리미술관(춘천)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 '춘천국립박물관 개관기념전' 등 다양한 부스전과 단체전에서 우리 이웃의 미소를 모티브로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강릉대에서 조소전공, 강원대 대학원에서 미술학을 전공하고 조각미술계의 손꼽히는 여류 조각가의 길을 평생 걷고 있다.
이번 전시는 10일까지 서울 갤러리밀스튜디오에서 열리며 10월 18일~30일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이어진다.
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