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게임株, ‘넥슨’ 웃고 ‘엔씨’ 울다

희비 엇갈린 게임株, ‘넥슨’ 웃고 ‘엔씨’ 울다

넥슨게임즈·크래프톤, 양호한 실적 기록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어닝 쇼크’…신작 출시 연기에 ‘난항’
대규모 업데이트·기대작 성공여부가 관건, 증권가 “실적 반등 가능성도”

기사승인 2023-05-19 06:00:23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게임주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올해 게임주들의 주가 흐름은 실적에 따라 갈렸다. 넥슨게임즈와 크래프톤이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 기록으로 청사진을 그리는 반면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는 ‘어닝 쇼크’에 부진을 겪고 있다. 부진한 게임사는 상승 모멘텀 약세와 주요 일정 연기라는 악재에 향후 전망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증권가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면서도 하반기 매출 회복 기대감을 품고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8일) 기준 넥슨게임즈 주가는 올해 초(1월2일) 1만2350원에서 2만550원으로 66% 상승했다. 같은 기간 크래프톤도 16만4000원에서 22% 오른 19만9600원으로 확인됐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43만1500원에서 37만1000원으로 14%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4만4200원에서 3만8650원으로 12% 줄었다. 

게임주가 상이한 주가 등락폭을 보이는 것은 기업 간 실적 차이에 기인한다. 또 실적 부진을 겪은 게임사는 대규모 신작 출시와 같은 주요 일정 연기가 영향을 미쳤다. 기존 게임의 노후화로 신작을 통한 모멘텀이 필요한데, 출시 지연은 악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세인 넥슨게임즈와 크래프톤은 호실적을 거뒀다. 이들 기업에 대해 증권가는 호평일색이다. 각 사 공시를 종합하면 넥슨게임즈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522억원으로 1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다. 더불어 블루아카이브의 메인 스토리 업데이트, 신규 캐릭터 출시 등에 모바일 매출도 116% 오른 413억원으로 나타났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넥슨게임즈는) 연이은 신작 모멘텀과 중국 시장에서의 흥행 잠재력, 오는 2024년 극대화될 영업이익 레버리지 효과를 고려할 시 현 시점 가장 매력적인 국내 게임사”라며 “블루아카이브의 중국 사전예약자 수가 별다른 마케팅이 없었음에도 155만명을 돌파했다. 본격적인 마케팅 이후 예약자 수가 급속도로 올라오면 신작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크래프톤도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한 53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9% 줄었으나 전분기 대비 124% 성장했다. 성수기 효과와 비용 통제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한 것이다. PC 매출은 1785억원으로 68% 늘었다. 펍지 PC는 지난 성수기인 2021년 3분기에 이어 재차 매출이 반등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향후 글로벌 게임사들에 대해 인수합병을 통한 자체 지적재산권(IP) 확대,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해 세컨드 파티(2nd Party) 퍼블리싱 강화로 2024년부터 신작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하반기부터 내년 신작에 대한 구체적인 공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1분기 매출액은 4845억원, 영업이익이 81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7%, 85.4%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시장 예상치인 518억원을 하회한다. 신작이 부재한 상황에서 주력 모바일 게임(리니지W)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1분기 매출액 2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억원을 기록해 73%나 감소했다. PC 매출과 기타 매출은 전분기 대비 성장했으나 모바일 게임 매출 부진이 실적에 주요하게 작용했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모두 모바일 게임 매출 부진이 컸다. 그러나 이들은 신작 지연이라는 악재도 함께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에 대해 “기대 신작인 쓰론 앤 리버티(TL) 출시가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실적 부진이 2~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며 “TL 출시 연기로 다른 신작 게임(프로젝트 R, 프로젝트 G, 블소 S, 퍼즈업)들의 올해 출시 일정에도 변동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도 매출 반등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작 아레스가 3분기로 출시 지연되면서 2분기에는 오딘의 일본 지역 런칭 외에는 신작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매출 반등을 전망하기 힘든 이유”라고 꼬집었다.

다만 하반기에 실적 반등 가능성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도 제기된다. 엔씨소프트는 역시 TL이 주효하다. 악재의 주 요인이기도 한 TL은 최고 기대작으로 평가된다. 성공여부에 따라 주가 반등의 호재로 등극할 수 있다. 하나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TL이 5월 비공개 베타테스트(CBT) 진행 후 하반기 정식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TL의 글로벌 동시 출시를 가정해 올해 연간으로 2400억원의 매출 기록을 예상한다”며 “엔씨가 직접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1권역은 자체 플랫폼을 통해 높은 마진을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오딘이 6월 2주년 대규모 업데이트와 일본 출시 계획을 앞둬 1분기 대비 매출 반등이 기대된다는 예상이다. 견조한 흥행 성적을 거둔 아키에이지워(3월 출시)도 2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모바일 MMORPG 신작들의 성과는 견조하다. 때문에 하반기 대형 신작도 기대감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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