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환영' 증권가, MTS 개편 경쟁…민원 폭증은 ‘숙제’

'동학개미 환영' 증권가, MTS 개편 경쟁…민원 폭증은 ‘숙제’

증권가, ‘사용자 관점’ 중점의 MTS 개편 연달아 발표
신규·기존 고객 포용 위함
STO 관련 시장 수혜 대비라는 해석도 나와
서버 폭주 방지 등 안정성 제고도 필요해

기사승인 2023-05-23 17:09:21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증권가에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전환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의 MTS 개편은 모두 사용자 관점에 중점을 뒀다. 다만 MTS의 이용 증가에 따라 불편 민원도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49조7563억원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46조4484억원) 보다 7.12% 상승한 수치다. 투자자예탁금이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서, 혹은 팔고 난 이후 찾지 않아 증권사 계좌에 예치된 자금을 말한다. 그 때문에 언제든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알려졌다. 투자자예탁금 증감은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 방식으로는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와 MTS가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일반화 이후 장소의 제약 없이 주식 거래가 가능한 MTS가 주목받는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증시로 돌아오는 ‘동학개미’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개편과 신규 서비스 업그레이드 등을 일제히 선보이고 있다.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함도 이유다.

가장 최근에 MTS를 개편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고객 니즈 분석과 타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로빈후드(미국 온라인 증권사) 등을 벤치마킹해 '신한알파 3.0'이란 결과물을 선보였다. 

신한알파 3.0의 중요 개편 내용으로는 투자 메이트와 필요한 정보 제공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보유 종목뿐만 아니라 관심 종목, 매매 진행 중인 금융상품에 대한 주요 내용(담보, 유상증자, 배당) 등을 알람으로 알려준다. 매매손익부터 배당 수익, RP 이자까지 손쉽게 확인 가능한 손익 리포트도 제공한다. 마이데이터와 연동해 타 증권사에 있는 주식도 실시간 등락률을 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더불어 고객이 원하는 정보 제공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신한알파 3.0에서는 신한투자증권 MTS, HTS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의 종목 평균 수익률·보유수량, 매수 단가, 관심도 등 정보가 집계돼 보인다. 해당 통계를 이용해 타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을 파악한다면 본인 투자 상황을 판단하기 편리하다는 게 신한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타 증권사들도 이달 들어 MTS 개편과 다각화에 돌입한 상태다. 편의성을 위한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와 개인화는 공통된 개선 사항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6일 기존 MTS ‘더 H 모바일(THE H Mobile)’을 리뉴얼한 신규 모델 ‘내일’을 오픈했다. 이 역시 사용자 환경 및 경험(UI·UX)과 개인화된 콘텐츠에 집중했다. AI 투자정보 서비스로 종목 관련 속보와 이슈, 공시 등 분석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와 함께 하이투자증권도 차세대 MTS ‘iM하이’를 공개했다. 무려 4년여 만의 전면 리뉴얼이다. MTS 개편에는 쉬운 조회와 빠른 거래를 위한 ‘간편모드’ 도입과 함께 화면에서 AI 분석을 통한 투자정보 파악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증권사들의 최근 MTS 개편을 살펴보면 사용자의 시선으로 본 편리성이 핵심 요소로 보여진다. 이는 금융권 전반적으로 디지털화가 대세인 시점에 이용 불편함을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토스증권과 같은 핀테크사가 일명 ‘주린이’라 불리는 주식 초보자들을 위한 간편한 MTS를 선보인 점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토스증권 MTS가 서비스 개시 이후 26개월만에 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MTS 개편 배경으로는 신규 고객 확보 측면 외에도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 확대를 위함이다”며 “증권사와 MTS를 선택한 투자자들은 통상 장기적인 고객으로 남기 때문에 편의성을 위한 MTS 개편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토큰증권발행(STO)과 관련한 시장 수혜를 위함도 이유로 풀이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STO는 초기 시장 특성상 제공 상품의 변별력이 크지 않기에 플랫폼의 매력도가 높을수록 고객 확보에 유리한 구조”라며 “초창기 해외주식 시장의 모습을 보면 대부분 기존 사용 MTS의 이탈이 크지 않았다. STO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MTS와 관련한 증권사들의 숙제는 남아있다. MTS의 이용 증가에 따라 증권사 모바일 앱 불편 민원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모바일 앱 이용 관련 민원 제기 건수는 지난 2017년 86건에서 2021년 1766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2년 10월까지 접수된 민원은 812건에 달한다.

총 민원 제기 건수에는 증권사와 금융감독원 민원 콜센터를 통한 단순 불만 접수는 제외됐다. 실제 이용자들의 민원은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모바일앱 이용 관련 민원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공모주 상장일에 MTS 접속량이 폭주하면서 관련 민원이 다수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증권사들이 공모주 상장일에 접속이 폭주할 것이라는 점은 경험상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문제"라며 "증권사들이 이용자 편의와 피해 예방을 위해 모바일앱 운영과 관련한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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