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반등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이었던 메모리 수급 문제 개선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021년 초 ‘10만 전자’ 도달 직전 시기에 증권사의 무분별한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으로 상당수 개인투자자가 평가손실을 입은 바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0.15% 상승한 6만8500원에 횡보 중이다. 올해 초(1월2일) 5만5500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3%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영업이익이 6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5% 급감했다.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유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급 안정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더불어 공급 과잉이었던 메모리 수급이 2분기 정점 이후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해 낙관적인 투자의견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8만5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사의 2분기 D램 출하량이 예상을 상회하고, 재고축소가 시작되는 동시에 3분기부터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는 3분기 아이폰15부터 4분기 PC, 서버 순으로 개선 추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큰 폭의 반도체 수요증가가 없다고 가정해도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만으로 D램, 낸드 수급은 균형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제조사와 고객사의 메모리 반도체 제고는 감소 추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PC, 서버, 스마트 폰)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1분기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조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메모리 반도체 재고도 2분기 이후 뚜렷한 재고 감소 추세를 나타낸다. 김 연구원은 “4분기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사의 평균 제고는 1분기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제고는 2분기 정점 이후 3분기부터 본격적인 감소세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만 바라보기엔 과거 사례를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21년 초 ‘10만 전자’ 도달 직전 시기에 증권사의 무분별한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으로 다수 개인투자자들이 진입했다. 이후 이들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로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투자에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파운드리 공급 부족과 인플레이션(제품가격 상승), D램 업황 턴어라운드 영향 때문이었다. 그러나 비수기 영향에 따른 매출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IT 수요 하락에 따른 반도체 공급 축소 등으로 실적도 약화에 들어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장밋빛 전망을 토대로 고점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은 평가손실을 입은 셈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