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혜' 엔비디아…주가폭등 배경은

‘AI 수혜' 엔비디아…주가폭등 배경은

"주가 급등세 과하다" 지적도 나와

기사승인 2023-05-31 12:04:46
엔비디아. 로이터 연합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했다. 반도체 관련 업종 중 시가총액 1위로 등극한 셈이다. 이같은 급등세는 엔비디아의 가이던스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전망치)와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열풍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근 주가 급등세가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 상승한 401.11달러에 장을 종료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7% 이상 급등해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상승 폭이 축소되어 종가 기준 9900억달러를 소폭 상회한 수준에서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180.20%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시총 1조 달러 클럽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등 4개 사로 알려졌다. 반도체 기업으로는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벽을 넘은 것이다.

엔비디아의 주가 급등세는 오는 2분기 실적 가이던스 발표가 시장 예상치를 훨씬 상회하는 것에 기인한다. 엔비디아는 올 5~7월(엔비디아 회계연도 기준 2분기) 매출이 110억달러(약 14조531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71억5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제조업체다. 초기에는 게임용 GPU를 만드는 기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AI와 자율주행, 메타버스 관련 대장주로 성장했다. 다각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챗GPT로 촉발된 AI 열풍도 크게 작용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기반인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구축하기 위해서는 GPU가 필수 부품으로 알려졌다. 생성형 AI의 대부분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스템을 사용한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사실상 독점 상태다. 엔비디아가 AI 열풍에 추진력을 얻은 원인이다.

이는 1분기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 견인세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의 영향이 컸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4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39억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다만 엔비디아의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가 AI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하지만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추정 매출의 25배에 거래되고 있어 주가가 시대를 앞서간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2.28배로 집계됐다. 현재 시점에서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벨류에이션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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