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NK투자증권 ‘IB사업' 인력 감축…'PF 부서 날렸다'

[단독] BNK투자증권 ‘IB사업' 인력 감축…'PF 부서 날렸다'

PF본부 소속 ‘PF 3부’…계약종료에 따른 ‘폐지’
IB부문 사업 인력, 기존 16명에서 최대 11명으로 줄었다
시장 자체가 영업 활성화 없어…유지 어렵단 판단

기사승인 2023-06-24 06:00:18
BNK투자증권 사옥   사진=유수환 기자

BNK투자증권이 IB부문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F 시장 영업 활성화에 대한 전망도 불확실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부동산금융과 대체투자금융 관련 조직을 대폭 확대했던 김병영 사장의 책임론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BNK투자증권은 6월말에 IB부문의 PF본부에서 ‘PF 3부’ 부서를 폐지하기로 확정 지었다. 이에 따라 IB부문 사업 인력은 기존 16명에서 1개 부서(3~5명)가 빠져 최대 11명으로 줄어들었다. 

통상 증권업계는 관리직 일부를 제외하고 영업직은 대략 90% 이상, 거의 100% 가깝게 계약직으로 진행된다. 이번 BNK투자증권의 IB부문 인력 감축도 1개 부서 인원의 추가 계약 없이 종료한 것에 기인한다.

BNK투자증권이 IB부문 인력 감축을 단행한 이유로는 전체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망이 암울한 점이 꼽힌다. 더불어 시장 자체가 영업 활성화가 되지 않다는 점에서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IB는 증권사들이 향후 먹거리로 꼽히기 때문에 사업 축소는 미래를 위한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다 보니 효율적인 인력 운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여건이 좋아질 경우 인력은 계속 충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BNK투자증권은 올해 IB부문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살펴보면 BNK투자증권의 1분기 IB부문 수수료는 215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09억4900만원) 대비 58% 급감했다. 

특히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부문의 하락세가 주목된다. 전년 동기 집계된 445억6400만원 대비 62.5% 줄어든 166억7900만원을 기록하면서 IB부문 수수료 감소세를 이끌어서다.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PF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다. BNK투자증권의 PF 부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1분기 순이익도 191억1500만원으로 전년 동기(345억4600만원) 대비 45% 감소했다. 이 역시 이자 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PF 영업 위축으로 관련 수수료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같은 악재 속에 BNK투자증권은 신용등급도 감등됐다. 지난달 26일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은 BNK투자증권(A+)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상승 등 부정적인 영업환경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는 이유다.

특히 국내 부동산 PF 확약건을 중심으로 우발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브릿지론 등 고위험 비중도 높아졌다는 게 나신평의 설명이다. 당시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현재 BNK투자증권의 우발부채 규모는 2023년 3월 말 기준 자기자본(1조825억원) 대비 56.9%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의 확대 여파는 지주사까지 이어졌다. BNK금융그룹은 BNK투자증권을 대상으로 경영 점검을 벌인 결과 연말까지 지주의 긴축 경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BNK투자증권은 수도권 등에서 80여곳의 부동산 PF 사업을 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사업이 중단되는 부실이 발생했고, 30여 곳도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투자증권은 중·후순위 채권이 많다. 사업장에 부실이 발생하면, 자금 전부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BNK투자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채권이 많아 자금 회수를 못 할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이사의 책임론을 거론한다. 지속적인 IB 확장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이후 연이은 유상증자로 IB부문을 확대했다. 

당시 IB부문은 BNK투자증권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부동산 PF 중심으로 IB사업에서 벌어들인 금융자문료가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분기 BNK투자증권의 금융자문료가 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20.4% 증가했기 때문이다. 

경영 측면에서도 IB부문이 부각됐다. 지난해 BNK투자증권의 임원 승진자 중 4명은 IB부문으로 확인됐다. IB부문 조직도 개편을 통해 3그룹 1본부로 변경됐다. 더불어 대체투자금융 관련 조직이 본부에서 그룹으로 승격됐다. 

그러나 BNK투자증권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와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PF 대출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경영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그룹으로 승격된 대체투자금융그룹장을 맡은 김모 전무가 지난 3월경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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