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따따블’ 가능한데…“공모주 투자 분위기 개선은 글쎄”

공모가 ‘따따블’ 가능한데…“공모주 투자 분위기 개선은 글쎄”

상장일 기준 공모가 가격제한폭 ‘60~400%’ 확대…투자자 손실은 소폭 상승
금융위 “가격 폭등을 유발하진 않을 것”…전문가 “합리적인 정책 방향”
첫 타자 ‘시큐센·알멕’…따따블 기대감도 있어
I증권가 “IPO시장 공모 규모 현저히 낮다”

기사승인 2023-06-28 06:00:18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이번 주부터 상장일 가격 변동 폭 확대로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따따블(최대 4배)’까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존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신규 기업공개(IPO) 종목들에 대해 기대감을 품고 있다. 

특히 변경된 제도 도입의 첫 타자인 시큐센과 알멕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주목받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공모 청약 참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공모주 투자 분위기의 개선은 어렵다고 분석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26일)부터 신규 IPO 제도가 도입됐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주식에 대해 상장일 기준 공모가를 기준 가격으로 정하고, 가격제한폭을 60~400%로 확대하는 업무 규정 시행 세칙이 시행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체계에서 상장 직후 가격상한에 도달해 사실상 거래가 중지되고, 익일에도 자극된 투심이 몰려 주가가 수일간 과도하게 급등(Over-shooting)했다가 급락하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결론적으로 가격 변동 폭을 넓혀 상장 당일 적정 주가를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변경된 시행세칙을 설명하면, 예컨대 상장 당일 시가가 1만원으로 적용될 경우 6000원에서 4만원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기존에는 공모가격의 90~200% 안에서 호가를 접수한 뒤 결정된 시가를 신규상장일 기준 가격으로 사용했다. 최종 가격제한폭도 최대 260%였다. 쉽게 말해 공모가의 범위가 넓어지게 된 것이다.

이번 시행세칙의 배경은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다. 당시 금융위는 우리나라 IPO 시장에서는 건전한 질서를 저해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 그동안 공모주가 상장된 이후에도 즉시 가격제한폭에 연달아 도달(따상, 따상상)해 사실상 매매가 중단되다가, 이후 폭락해 투자자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던 것에 기인한다.

이번 가격변동폭 확대가 상장 당일 가격 폭등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장 직후 일시적 투자심리 과열이나 일부 소수 투자자의 투기적인 베팅 등으로 쉽게 가격 변동폭 상한에 도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발전 기능이 제고될 것으로 내다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격 제한 폭을 확대하면 하루에 더 많은 정보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며 “종목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합리적인 정책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새 제도를 적용받는 첫 타자가 될 공모주는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할 예정인 시큐센이다. 그다음은 30일 상장하는 알멕과 오픈놀이다. 

가격변동폭 상한 도달이 어려울 것이란 당국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들 종목에 대해 ‘따따블’을 예측하고 있다. 시큐센과 알멕은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당초 공모가 희망 범위의 상단을 초과한 금액으로 정해졌다. 시장에서 이들 종목에 대해 기대감을 갖는 이유로 해석된다.

반면 투자자들이 입는 손실이 커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 하단이 63%에서 60%로 소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공모가를 1만원으로 가정하면 기존에는 6300원이었으나, 60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애기다.

증권가에선 시장변동성 확대 조치로 신규 상장 종목 투자자들이 상장 후 장내 거래에 앞서 공모 참여에 적극 임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공모주 투자 분위기의 개선은 어렵다고 분석한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및 일반투자자의 수요예측, 청약 경쟁률의 상향이 공모주 투자 분위기 개선을 의미한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IPO 시장은 소규모 공모 위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 지난해 초 LG에너지솔루션 이후 대어급 공모가 부재한 상태”라며 “실제로 공모 상장 종목 수는 평년과 유사하지만, 공모 규모는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 비교적 큰 규모의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나서기 시작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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