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접을까 고민, 지원 확대 큰 도움”…서울시 ‘소상공인 힘보탬’ 기대

“장사 접을까 고민, 지원 확대 큰 도움”…서울시 ‘소상공인 힘보탬’ 기대

2분기 폐업한 외식업체 6290곳 코로나 시기와 비슷
시예산 5356억 투입...연간 2.1조 매출 증대 효과 기대

기사승인 2024-11-26 16:05:13
텅 빈 상가. 쿠키뉴스 자료사진

장기간 지속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삼중고’로 인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저금리 시기에 받은 대출과 사업 운영자금 대출이 경기침체와 고금리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연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내년 총 5356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발표, 자영업자들의 경영난 해소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26일 서울 가락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상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주변에) 적자가 나도 폐업을 하지 않고 있는 가게가 한 두 곳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때 오히려 사람들이 소비를 더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돈을 아낀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당시에도 폐업 안하고 버틴 가게들도 있었는데, 올해 정말 많은 가게가 폐업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구로구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경기가 너무 어렵다”며 “주변에 상가 문 닫은 곳이 많다. 전부 임대 표시만 붙어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며 폐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자영업자는 98만6000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외식업 타격이 크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폐업한 외식업체는 6290곳에 달한다. 폐업률은 4.2%로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2020년 1분기 폐업률 4.4%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지혜 기자

서울시가 내년 총 5356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 사업체 9만7385개, 전통시장 185개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통해 연간 2조1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기대했다. 시는 이미 정책을 위한 준비를 마친 만큼, 예산이 집행되는 내년 바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통해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장기·저리로 2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2, 3금융권까지 내몰리는 영세 중·저신용 소상공인(신용평점 600점 이상)을 위한 마이너스통장인 ‘안심통장(1인당 1000만원)’을 신설한다.

생계형·중저신용 소상공인(신용평점 839점 이하) 대상 ‘신속드림자금’은 지원 대상을 저소득·사회적 약자까지 확대하고 ‘취약계층지원자금’ 지원 규모도 5050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늘린다.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골목상권은 현재 402개에서 2029년 1002개까지 늘린다. 서울페이 앱에 온누리상품권 결제 기능도 추가한다. 

민간 배달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배달앱도 활성화한다. 불가피한 이유로 폐업하는 소상공인에겐 전담 폐업전문가를 1대 1로 연결하고 폐업 실비 최대 300만원 등을 지원한다. 폐업 후 취업을 원하는 소상공인은 서울시 기술교육원의 직업훈련을 연계하거나 서울시일자리센터를 통해 취업상담과 컨설팅, 일자리 매칭 등을 지원한다

시의 정책 발표에 대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현재 상황에선 뭐든 지원해준다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씨도 “정말 장사가 안되는데 폐업할 때도 돈이 들어서 폐업조차 못하고 마이너스 운영을 하는 곳도 있는데, 지원 확대는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이날 오 시장은 “서울시가 소상공인 목소리가 귀 기울이고 좀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내년은 소상공인을 살리는데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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