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심판이 내린 판정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역사상 초유의 ‘대국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1988년 응씨배 창설 이후 세계대회 결승에서 심판 판정 불복 논란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변상일 9단과 커제 9단이 22일 오전 10시부터 마주 앉은 LG배 결승2국이 갑자기 중단됐다.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역사상 최초의 상황이다. 이날 대국 심판을 맡은 유재성 5단이 커제 9단에게 ‘벌점 2집’과 ‘경고’ 처분을 내렸고, 중국은 판정에 불복해 반발했다. 대국이 진행되던 바둑판은 검은색 덮개로 가려졌고, 한국과 중국의 실랑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커제 9단이 ‘따낸 돌(사석)’에 대한 관리를 잘못하면서 발생한 사태다. 한국 룰에서는 따낸 돌을 계가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 돌을 사석을 담는 통에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커제 9단은 이를 위반했다.
이날 대국을 한국기원 바둑TV에서 생중계하고 있는 박정상 9단은 “커제 선수가 초반에 따낸 사석을 사석 통에 놓지 않고 다른 곳에 두었다”면서 “한국 룰에 의해 심판이 개입했고 중국 측이 불복해 대국이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석 관리와 관련된 규정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화재배 당시 룰 개정을 완료, 중국 측에도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