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꺾고 우승한 이지현 “기대 안했는데…기적이 일어났다” [바둑]

신진서 꺾고 우승한 이지현 “기대 안했는데…기적이 일어났다” [바둑]

전성기 맞은 이지현,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꺾고 ‘입신 최강’ 우뚝
1국서 대마 잡고 승리, 2국 패배 후 최종 3국에서 또 대마 잡아
2020년 제21기 맥심커피배 우승 이후 5년 만에 정상 복귀
이지현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기사승인 2025-04-07 23:28:56 업데이트 2025-04-07 23:32:16
이지현 9단이 맥심커피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상대 전적 4승11패로 열세였던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상대로 따낸 우승이기에 더욱 빛났다. 한국기원 제공

이지현 9단이 디펜딩 챔피언이자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꺾고 ‘입신 최강자’로 우뚝 섰다.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7일 막을 내린 제2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최종 3국에서 이지현 9단이 신진서 9단에게 178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 하면서 종합 전적 2-1로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3월31일 1국에서 신 9단의 대마를 잡고 기선을 제압한 이 9단은 앞선 2일 2국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최종국에서 다시 한 번 대마를 포획하고 승리하면서 5년 만에 입신 최강 자리에 복귀했다.

이날 대국에서 이 9단은 신들린 듯한 반면 운영을 선보였다. 초반부터 미세하게나마 우위를 점한 이 9단은 중반에 접어들면서 ‘최강’ 신 9단을 상대로 오히려 격차를 조금씩 벌리기 시작했다. 초조해진 건 신 9단 쪽이었고, 빈틈을 보이자 이 9단이 맹렬한 기세로 공격에 나서면서 대마를 모두 잡는 괴력을 과시했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이지현 9단은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훨씬 더 기쁜 것 같다.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상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실수를 노리기보다 내가 더 잘 두려고 노력했다”면서 “수읽기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국후 복기 장면. 이지현 9단(왼쪽)이 신진서 9단에게 종합 전적 2-1로 승리하면서 정상에 올랐다. 한국기원 제공

이 9단은 2020년 제21기 맥심커피배 우승 이후 5년 만에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통산 타이틀 획득은 세 번째다. 이 9단의 첫 타이틀은 2018년 제5기 전라남도 국수산맥 국내프로토너먼트 우승이다.

세계최강 신진서 9단과 맞붙은 이지현 9단은 결승 전까지 상대 전적 4승11패로 열세였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신 9단의 승리를 점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한 이 9단은 신 9단과 상대 전적 격차도 6승12패로 소폭 줄였다.

아울러 이 9단은 올해 22승4패, 승률 84.61%를 기록하면서 한국 랭킹도 4위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4월 기준 16위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 9단은 최근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한편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신진서 9단은 이지현 9단에게 1·3국에서 모두 대마가 잡혀 패배하면서 2022년 10월 제45기 명인전 이후 2년 6개월 만에 국내대회에서 준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한 제2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3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시간 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0분에 매 수 추가시간 30초로 진행했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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