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대선을 앞두고 여야 주요 후보들이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산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제시함에 따라, 대선 이후 관련 종목에 대한 정책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SCO)는 전날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특별위원장과 최형두 국민의힘 선대위 AI과학정책본부장을 잇달아 만났다. 양측은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확대에 있어 오픈AI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100조원 규모 민관 협력 투자를 통한 AI 3대 강국 도약을 공약으로 내걸은 만큼, 이번 만남은 집권 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 차원의 첫걸음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대선 1호 공약으로 ‘AI 등 신산업 집중 육성’을 내세우며 100조원 규모의 국부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이외에도 △AI 핵심 인프라인 GPU 5만개 이상 확보 △AI 데이터센터 건립으로 AI 고속도로 구축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규제 특례 통한 AI 융복합 산업 활성화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김 후보 역시 두 번째 핵심 공약으로 ‘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김 후보는 AI 청년 인재 20만명 양성을 위해 AI 대학원 및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 등 정원 확대, 글로벌 대학 협력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최첨단 AI융합센터 구축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차세대 AI 원천 기술 개발 지원 등을 제시했다.
에너지 분야에도 공통점이 있다. 두 후보 모두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AI 산업 발전으로 급증할 전력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이 후보는 기후에너지 대표 공약으로 △202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 조성 △햇빛·바람 연금 등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원전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대형 원전 6기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한국형 SMR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원전 비중을 늘려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AI와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이같은 정책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첫 방문지로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를 찾으면서, 퓨리오사AI 관련주들이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전날 AI 서비스 전문기업 이스트소프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60원(2.92%) 오른 1만9730원에 장을 마쳤다. 솔트룩스(3.44%), 루닛(2.90%) 샌즈랩(0.36%) 로보티즈(8.76%) 에이럭스(1.94%) 등도 상승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AI,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정부 중심의 AI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의 AI 관련 사업 도입 이후 공기관 및 금융 쪽으로의 확산, 이후 일반 기업들로의 확산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관련 사업을 하는 AI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도 “(주요 대선 후보는) 공통적으로 약 100조원 수준의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AI 관련 기술 및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AI 기술 개발,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필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등 HW 업종 수혜가 먼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를 활용한 SW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 확장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바로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원자력 발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을 적절히 조합하는 과정, 그리고 에너지 공급을 위한 기초 인프라 확충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