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 돌아온 ‘달리는 좀비’…‘28년 후’ 감독 “킬리언 머피가 연결점” [들어봤더니]

22년 만 돌아온 ‘달리는 좀비’…‘28년 후’ 감독 “킬리언 머피가 연결점” [들어봤더니]

영화 ‘28년 후’ 화상 기자간담회

기사승인 2025-06-18 11:36:44
영화 ‘28년 후’ 대니 보일 감독. 소니픽쳐스 제공

기념비적인 좀비물로 통하는 ‘28일 후’의 속편 ‘28년 후’가 22년 만에 돌아왔다.

18일 오전 영화 ‘28년 후’ 화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대니 보일 감독이 참석해 작품 관련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28년 후’는 28년 전 시작된 바이러스에 세상이 잠식당한 후, 일부 생존자들이 철저히 격리된 채 살아가는 ‘홀리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소년 스파이크가 섬을 떠나 바이러스에 잠식당한 본토에 발을 들인 후 진화한 감염자들과 마주하며 겪는 극강의 공포를 담은 이야기다.

‘28년 후’는 ‘28일 후’의 속편이다. 무려 22년 만이다. 대니 보일 감독은 속편을 만들게 된 배경을 묻는 말에 “스크립트가 너무 좋았다”며 “펜데믹, 브렉시트 등 모든 요소가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장 중요했던 것은 20년이 지나도 식지 않은 팬들의 애정”이라며 “처음 같이 협업했던 각본가 알렉스 가랜드와 다시 한 번 이 프로젝트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알렉스 가랜드와 다시 의기투합한 소감으로 “작업은 매번 즐겁다. 그동안 본인이 연출도 해봐서 공감대가 넓어졌다. 글을 또 워낙 잘 쓴다. 훌륭한 작가다. 여기저기 여백을 많이 남겨둬서, 감독 입장에서는 채워나가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28일 후’는 ‘달리는 좀비’를 선보이며 전통적인 좀비 영화의 틀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작품으로, 공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8년 후’는 또 어떤 차별점으로 여타 좀비물과 다른 재미를 선사할지 궁금하다. 대니 보일 감독은 “생존자와 같이 바이러스도 생존했다. 영국을 격리하면 바이러스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진화했다. 그 진화의 결과물을 세네 가지 모습으로 볼 수 있다. 굉장히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28년 후’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헨리 5세’, 배우 테일러 홈스가 낭독한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 ‘부츠’(Boots)를 활용해,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배가한다. 대니 보일 감독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할 때 과거를 되돌아 보지 않나. 생존자들도 영국의 찬란했던 과거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착안한다. 궁수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이었다. 공동체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이러한 레퍼런스를 사용한 까닭을 얘기했다.

영화 ‘28년 후’ 비하인드 컷. 소니픽쳐스 제공

‘28년 후’는 일부 장면이 아이폰 15 프로맥스로 촬영됐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니 보일 감독은 “‘28일 후’ 질감이 홈비디오 같은 느낌이었다. 이 영화는 네이처(Nature·자연) 필름이기도 하다. 어디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서 좌우를 살피게 되는데, 그 위험 옆에서 자연의 아름다움도 포착할 수 있다. 촬영 장소가 태곳적 자연이라 많은 카메라를 들고 가서 훼손하고 싶지 않았고, 여기저기 다녀야 해서 경량 카메라가 필요했다. 또 아이폰 20개를 연결해서 촬영했는데, 찰나를 한꺼번에 찍기 때문에 독창적인 표현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총괄 프로듀서는 ‘28일 후’의 주인공이자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킬리언 머피다. 킬리언 머피는 3부작으로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관객을 만날 ‘28년 후’와 ‘28일 후’의 연결점으로도 활약할 전망이다. 대니 보일 감독은 “1부가 가족의 본질을 다룬다면, 2부는 악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다. 2부까지 남자주인공인 알피 윌리엄스의 여정을 따라간다. 그리고 2부 말미에 킬리언 머피를 보시게 된다. 러프컷을 봤는데 등장하는 장면에서 미소가 번지더라. 3부는 킬리언 머피의 영화라고 보셔도 된다. 기다려 달라”고 설명했다.

‘28년 후’는 아포칼립스 속 어떻게 인간성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대니 보일 감독은 “익사이팅하고 스릴 넘치고 무시무시한 영화로 남길 바란다”면서도 “예상치 못하게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있다. 인간성이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성을 지속시키는가 등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 착하든 나쁘든 모두 마지막에는 죽을 수밖에 없다.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인간성을 보존할지, 이를 영화관에서 진정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28년 후’는 19일 개봉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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