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1일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단독으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정 최고의원 측이 청와대에 요청해 미국 방문 성과 등을 보고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독대만 두시간을 넘겼고, 최근 정 최고위원의 친이계 행보가 두드러지는 시점이어서 당내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16일 “당 중진들이 지난 2일 청와대에 갔을 때 나는 외국에 있어 못갔다”면서 “대통령을 뵌지도 1년이 넘어 겸사겸사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특별한 것 없이 경제 걱정을 나눴다”고 했다. 청와대도 대통령이 여당 중진의원을 만나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자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회동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친이계와 정 최고위원 모두 손해볼 게 없는 장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가 강력한 국정 운영 드라이브를 대통령의 집권 2년차 주요 목표로 잡고 있다면 여당내 친박계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결속을 도모할 인물이 필요하다.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는 정 최고위원으로서도 부족한 당내 세력을 만회할 기회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정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이례적으로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 신년회에 참석한 데 이어, 9일에는 “한나라당은 영혼이 과연 살아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법안 처리 자세를 비판했다.
이 대통령과의 독대에서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정 최고위원측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정 개혁을 돕는 정 의원의 발언에 고마움을 표시했다”면서 “2월 국회 법안 통과 관련 협조도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당내 인사를 만나는 행보도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앞선 6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을 독대했다. 이어 정 의원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당을 챙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당내 평가는 반반이다. 소통이란 관점에서 보면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만나는 게 문제될 게 없다는 시각이다. 또 1·19 개각 당시 소외된 정치인들을 위로하고 조속한 법안 처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란 긍정론이다. 반면 이 대통령의 여의도식 정치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다는 점에서 회의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여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경제 현안에 집중해 있고, 기존 정치인과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 만남만으로 의미를 확대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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