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가에서 ‘수강신청 전쟁’이 벌어지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어 학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대학교를 비롯, 고려대와 연세대 등 전국 주요 대학들은 2월 초부터 2009학년도 1학기 수강신청을 받고 있다. 한 학기 성적의 운명를 좌우하는 만큼 대학생들은 수강신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온라인 수강신청이 도입된 지난 1998년 이후 대학생들은 매년 수강신청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시에 많은 학생들이 몰리다보니 학교 홈페이지 서버 자체가 다운되거나, 수강신청 웹 이지 자체가 열리지 않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갓 입학한 신입생의 경우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도 보인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일이다보니 대학생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각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수강신청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아직도 서버 다운’이라며 ‘정말 미치겠다’, ‘듣고 싶은 강의는 다 놓쳤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학생들은 각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수강신청 성공하는 방법’, ‘수강신청 100% 성공 노하우’란 게시물을 올리며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무한정 웹 페이지를 열게 해주는 ‘자동 클릭 프로그램’이 돌고 있고, 수강신청 웹 페이지를 여러 개 띄우는 방법 등 웃지 못할 촌극도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태연한 모습이다. 수강신청 대란을 수수방관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정도다. 한 대학 관계자는 “매년 수강신청 기간에 맞춰 서버를 증설하고 있다”며 “일부 학생들이 수강신청 웹 페이지를 열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사용해 대다수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명 서버관리 업체 한 관계자는 “보통 수강신청은 웹 페이지가 열린 1∼2분 후가 가장 많은 과부하가 걸리고, 30분 정도가 지나면 서버가 안정된다”며 “대학생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도 원인이긴 하지만, 대학들이 학사 서버에 대한 투자가 인색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들의 서버 증설 주장에 대해 “일부 대학들은 수강신청 기간에 서버가 다운된다고 해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마치고 빠져나가길 기다리고 있다”며 “수강신청 기간만 버티면 예산을 절약할 수 있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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