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호텔,엔고 특수로 호황… 일본인 비중 60% ‘껑충’

백화점·호텔,엔고 특수로 호황… 일본인 비중 60% ‘껑충’

기사승인 2009-02-22 17:29:01
[쿠키 경제] 국내 주요 백화점과 호텔이 ‘엔고 특수’로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1600원대를 오르내리면서 일본인 쇼핑 관광객이 밀려들어와 국내 백화점과 호텔을 먹여살리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외국인에게 구매 금액에서 세금을 환급해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만 일본인 구매액이 91억원으로 본점 매출의 7%를 차지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구매액보다 12배 많고, 구매 건수로는 8배 늘었다. 전체 외국인 구매액 중 일본인 비중은 67%에 달했다.

일본인이 쓴 91억원 가운데 65억원은 명품을 사는 데 들어갔으며 나머지 26억원은 수입 화장품과 식품 구매 등에 사용됐다.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세계측은 일본인 구매액이 전체 매출의 6.3%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명동과 소공동 일대의 백화점 2곳에서만 일본인 관광객이 100억원 이상을 뿌린 셈이다.

이 같은 ‘큰 손’을 맞아 백화점의 일본인 상대 마케팅도 강화됐다. 전문 통역사를 안내 데스크에 상주시키거나 전화 통역(피커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관광 필수 코스로 백화점을 찾아오는 일본인을 위해 통역사 배치와 같은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호텔의 엔고 특수도 백화점 못지 않다. 객실이 가장 많은 롯데호텔에선 일본인 점유율이 최근 3개월간 60%를 웃돌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도 지난해 중반 10%에 불과했던 일본인 점유율이 연말 20%로 늘더니 이달 들어 40%로 치솟았다.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역시 일본인 점유율이 지난해의 배가 넘는 36%로 집계됐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일본인 덕분에 현재 주요 호텔 투숙률이 90%를 웃돈다”면서 “하지만 비즈니스 고객이 아닌 개별 관광객은 엔고 현상이 잦아들면 썰물처럼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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