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국내 주력 정보기술(IT) 수출품목인 LCD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회복세가 완연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다수 업종의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LCD와 낸드플래시의 봄 소식이 국내 경기 회복을 견인할 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열린 ‘평판디스플레이(FPD) 컨퍼런스 2009’에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LCD패널 제조업체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요시오 타무라 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현재 제조원가를 밑돌고 있는 대형(10인치 이상) 패널 가격이 2분기부터 오르면서 한국 기업들은 3분기 손익분기점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LCD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평균 이익률이 1분기 -19%로 바닥을 찍고 3분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를 뒤쫓는 3, 4위 대만 제조사 AUO와 CMO의 이익률은 1분기 -49%까지 떨어진 뒤 4분기가 돼서야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 패널 출하량이 전월 대비 26.3%나 늘어 5개월 만에 반등했다. 그동안 몸을 사리던 TV 등 완제품 제조사들이 주문량을 다시 늘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글로벌 불황 속에서 LCD 업황 개선을 전망하는 근거로 북미와 유럽, 중국의 LCD TV 수요 증가를 꼽았다. 특히 중국은 4억대에 달하는 브라운관(CRT) TV가 향후 LCD TV로 바뀔 수 있어 주목된다.
반도체 분야에선 낸드플래시가 효자로 떠올랐다. 대만의 반도체 거래 사이트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주력제품인 16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의 3월 초 고정거래가격(제조사 대량공급 평균가)이 7개월 만에 3달러 선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업계 평균 제조원가를 넘어선 것. 지난해 8월 말 3달러 아래로 떨어진 16Gb MLC 고정거래가는 12월 1.65달러로 바닥을 친 뒤 이달 들어 3.15달러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사용처인 디지털 가전과 모바일 제품 수요가 괜찮은 편”이라며 “현 가격만 유지돼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어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이 낸드플래시보다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D램은 여전히 바닥권이다. D램 주력제품인 1Gb 667㎒ DDR2 고정거래가는 지난해 12월 1달러 선이 무너진 뒤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0.88달러에 머물러 있다. 대만 D램 업계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PC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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