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판B/정대근리스트,4월 정국에 또다른 뇌관

3판B/정대근리스트,4월 정국에 또다른 뇌관

기사승인 2009-04-01 22:32:01
4월 정국에 또다른 메가톤급 폭발력을 지닌 뇌관이 등장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정대근(구속) 전 농협중앙회장의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박 회장 로비 의혹에 이어 ‘정대근 리스트’ 등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4월 회오리 정국 예고=검찰은 정 전 회장이 농협중앙회장을 8년간 재직하면서 정치권 인사들을 관리해왔다는 의혹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정 전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여권 핵심 인사들과 상당한 친분을 맺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2005년 열린우리당 의원 5명에게 200만∼3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공식적인 후원금도 제공했다. 지난해 정 전 회장이 구속된 뒤 그를 특별면회한 옛 여권 정치인이 30명 선에 달한 점으로 볼 때 그가 정계에 상당한 인맥을 구축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정치인들과 폭넓은 교분을 맺어왔다는 점에서 그가 그동안 뇌물로 받은 금액의 일부를 정치권 인사들에게 건네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 전 회장이 그동안 받은 뇌물 액수는 100억원이 넘는다. 농협 회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12월∼2006년 2월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으로부터 세종증권 인수 사례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고, 2006년 5월에는 현대자동차로부터 서울 양재동 농협 빌딩 매각 리베이트로 3억원을 받았다. 박 회장에게선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헐값에 넘기는 대가로 20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농협 자회사인 남해화학의 비료원료 납품업체인 중국 W사로부터는 20만 달러를, 2007년 6월에는 박 회장으로부터 250만 달러를 받은 사실도 최근 자백했다.

◇대질신문의 효과=정 전 회장은 자신이 박 회장의 250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부인하다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에서 이를 인정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 전 회장과 박 회장이 대질신문을 했는데 박 회장이 이겼다”고 말했다. 25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또 앞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도 했다고 한다.

그동안 정 전 회장은 자신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정치인들로부터 돈을 받았으면 받았지, 돈을 줄 필요는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지금까지 민주당 이광재 의원(3만 달러),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1000만원)에게 돈을 건넨 사실만 인정했다. 박 회장처럼 통이 크고 카리스마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 전 회장이 태도를 바꿔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로 한 이상 정대근 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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