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5일 공개한 2005∼2009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숙형 자율고와 특수목적고 등이 세워진 지역이 수능 성적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특목고 학생의 성적이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높은 만큼 특목고 등을 포함시켜 지역별로 비교를 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목고, 기숙형 자율고 지역 강세= 2009학년도 수능1∼4등급 상위 20개 시군구 중 특목고 및 자율형사립고가 있는 시군구의 비율은 전체의 63%나 됐다. 수능 1∼4등급 비율이 증가한 상위 20개 시군구 조사에서도 특목고 설치가 곧바로 성적 향상으로 연결된 것이 확인됐다. 실제 광주 남구, 경기도 과천시 등 5년 연속 상위 20개 시군구에 포함된 5개 지역은 모두 이 지역에 특목고나 자사고가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가평군이다. 가평군은 2005학년도 대비 2009학년도의 언어 영역의 성적 향상 비율이 무려 51.0% 포인트에 달해 전국에서 성적이 가장 많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도에 이 지역에 설립된 청심국제고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 동두천시는 수리 나 영역에서 성적향상도(49.9%P) 가 가장 컸다. 2005년도에 동두천외국어고가 세워진 것이 이 지역 전체 성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시·구 단위 지자체 중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부산 연제구에는 장영실과학고와 부산외고가 들어서 있다. 군 단위에서 5년 연속 상위 20위안에 이름을 올린 전남 장성군의 장성고와 경남 거창군의 거창고는 모두 기숙형 자율학교다.
◇학교·지역별 특성 무시한 전국 비교는 무리=2008∼2009학년도 언어·수리 나·외국어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전남 장성군의 경우 지역 내 고등학교가 기숙형 자율학교인 장성고 한 곳 뿐이다. 반면 특목고나 자사고가 전혀 없는 서울 강남구는 일반계 고교만 17곳이다. 즉 강남구 고교 17곳의 평균과 장성군 1곳의 성적을 비교한 셈이다. 또 2009학년도 수리 가 영역에서 1위를 기록한 경남 하동군의 경우 수리 가 시험을 치룬 학생이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이 한 학생의 성적이 하동군 전체 수능 수리 가 성적을 좌우한 것이다. 따라서 학교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성적 통계를 토대로 해당 지역의 성적 수준을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양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연구팀장은 "특목고와 평준화·비평준화 지역의 학생 선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수능 시험이 지역 단위로 공개될 경우 지역 내에 특수 고등학교의 유무에 따라 학력 수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런 문제로 수능 시험 성적 공개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험 결과 공개에 있어서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 학교 종류를 구분해서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모 직업·경제력도 점수에 영향=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수능 성적과 통계청의 시군구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학부모 직업이 전문직종인 비율은 전 지역 평균이 16.8%였지만 수능성적 상위 20개 시군구의 경우 17.2∼27.7%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2대 이상의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 비율도 전국 평균이 12.0%에 불과했지만 상위 20개 시군구의 경우 12.3∼16.7%에 달했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지역 내 경제수준이나 학부모의 학력 등 집안의 배경이 자녀의 학업성취도에 일정한 영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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