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광폭 행보’ 주목

최태원 SK회장 ‘광폭 행보’ 주목

기사승인 2009-04-19 17:52:01

[쿠키 경제] 최태원(49) SK그룹 회장이 국내외를 종횡무진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한국의 밤’ 행사를 열었고 최근엔 중국 보아오포럼에 한국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참여해 민간경제외교를 펼쳤다. 지난해 말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를 후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60대 이상 회장이 대부분인 국내 경영풍토에서 그동안 몸을 낮췄던 40대 후반의 최 회장이 최근 입김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 회장은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9일 폐막한 보아오포럼에서 포럼 이사 자격으로 주요국 핵심 인물들을 잇따라 만났다. 지난 18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만나 인사를 나눴고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도 회동했다. 또 푸청위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 회장과 리룽룽 국유자산위원회 주임을 만나 양국 기업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9일엔 쩡페이옌 전 중국 부총리와 개별 면담을 가졌다.

보아오포럼은 2002년 1회 대회 이후 중국의 경제적 위상 강화와 맞물려 매년 규모와 위상이 커져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여기에 SK가 우리나라 기업 중 유일하게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번 포럼에는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도 동행, 형제가 나란히 국제무대에 나섰다.

최 회장은 스위스 다보스포럼에는 1995년부터 단골 손님으로 참석했다. 특히 올해 포럼(지난 1월28일∼2월1일)에선 ‘한국의 밤’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단독 후원했다. 그는 포럼에 앞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글로벌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대한민국 브랜드를 홍보한다면 경제위기 극복에 효과적일 것”이라며 행사를 제안했다. 이어 준비 비용 30억원을 혼자 부담하면서 세계 최고급 호텔인 두바이 ‘버즈 알 아랍’ 호텔의 수석주방장 에드워드 권을 섭외해 한국 전통음식을 준비시켰다. 지난 1월29일 스위스 다보스 샤츠알프 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3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말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를 방문, 이명박 대통령의 기조 연설 직전 이 대통령을 소개하는 연설을 해 주목을 받았었다.

최 회장의 ‘광폭 행보’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12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의 만찬 비용을 전부 냈다. 부친인 최종현 회장 10주기(8월26일) 행사에 참석해준 선배 기업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였다. 최 회장이 호스트를 맡으면서 회의 장소도 처음으로 SK 계열의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렸다. 재계 관계자는 “60대 이상이 대부분인 전경련 회장단에서 비교적 나이가 어려 그동안 목소리를 낮췄던 최 회장이 보폭을 넓히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지호일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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