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한라산 관음사 야영장 일대에 탐방안내소와 함께 종합 산악기념관을 짓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한라산국립공원 김충만 보호관리부장은 “관음사 야영장 일대는 고상돈을 비롯한 산악인들의 정신이 깃든 곳”이라며 “2010년에 실시설계를 통해 산악 전시공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린 뒤 2011년에 건물을 완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음사 야영장 일대 탐방안내소와 종합산악기념관은 800㎡ 규모로 추진된다.
제주도는 이와 함께 올해 고상돈 타계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제주도 출신인 고상돈(1948∼1979)은 1977년 9월15일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으나, 2년 뒤인 1979년 미국 알래스카 매킨리 원정등반 도중 추락사고로 숨졌다. 고씨의 기념비는 한라산 중턱 1100고지에 제막돼 있다.
제주도의회 오영훈 의원과 고상돈 기념사업회는 이와 관련해 ‘산악인 고상돈 30주기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정책토론회를 갖고, 고상돈 기념관을 따로 건립할 것과 한라산 1100도로를 ‘고상돈로’로 명명할 것을 제시했다.
박경훈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은 “산악인 엄홍길을 기념하는 기념관은 출생지인 경남 고성과 자란 곳인 경기 의정부시에 두 군데나 조성돼 있다”며 “그런데 고상돈 기념관이 아직도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하고 “고상돈이 남긴 유물 200점은 현재 제주자연사박물관의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고상돈 기념비와 묘역이 조성된 1100도로를 ‘고상돈로’로 개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제주도의회 박명택 문화관광위원장은 “단순히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이용하는 도로가 아니라 고상돈이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도로로 1100도로를 활용해야 한다”며 “세계자연유산 한라산과 세계인 고상돈의 이미지를 결합하면 관광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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