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회복세 속 LCD시장 ‘제2 치킨게임’ 벌어지나

빠른 회복세 속 LCD시장 ‘제2 치킨게임’ 벌어지나

기사승인 2009-05-07 18:02:01

[쿠키 경제] LCD 업계에
‘제2의 치킨게임(상대가 쓰러질 때까지 벌이는 경쟁)’ 우려가 나오고 있다. LCD 업계가 연말연초의 극심한 불황에서 벗어나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대만 업체들도 기사회생, 빠르게 출하량을 늘리는데다 잇따라 공장을 증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 기업도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1분기 대형(10인치 이상) LCD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매출 기준 점유율 28.7%로 1위, LG디스플레이가 25.4%로 2위를 차지했다고 7일 밝혔다. 두 회사 합산 점유율은 54.1%로 2분기 연속 50%를 돌파한 것이며 지난해 4분기보다도 0.3%포인트 높아졌다.

대만 업체 점유율도 올랐다. 대만 상위 4개사(CMO, AUO, CPT, 한스타)의 합산 점유율은 31.6%로 전 분기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연초 경영난이 심각해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대만 업계는 50%를 밑돌던 공장 가동률을 최근 8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가동률이 100%에 가까운 국내 업체에는 못 미치지만 무서운 상승세다. 특히 대만 업체는 중국 정부의 농촌 수요 진작책인 ‘가전하향(家電下鄕·전자제품 구입 농민에 보조금 지급)’ 정책의 혜택을 톡톡히 입고 있다. 중국 TV 제조사가 주로 대만 LCD 업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공장 증설 경쟁도 불붙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충남 탕정의 8세대 두번째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며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경기 파주 8세대 라인에 이어 지난달 구미 6세대 두번째 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대만 AUO는 올해 설비투자를 당초 500억 대만달러에서 600억 대만달러로 늘리고 8.5세대 라인 가동시기도 내년에서 다음달 말로 앞당기기로 했다. 일본 샤프도 하반기에 10세대 라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처럼 물량이 쏟아지면서 2분기 대형 패널 출하량은 전분기 9140만대보다 37% 많은 1억2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불어나는 공급을 수요가 계속 받춰줄지가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증산 경쟁이 확대될 경우 3분기 후반부터 리스크가 발생, 4분기에 패널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겨우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가격이 또다시 떨어지면 업계의 생존 게임이 재개된다. 조용덕 삼성전자 상무도 “수급 악화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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