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울려 퍼지는 바흐 음악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울려 퍼지는 바흐 음악

기사승인 2009-06-02 17: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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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플룻을 배울 수 있는 이 곳은 전혀 다른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를 데려다줘요.”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자살폭탄 사건이 수시로 일어나는 베들레헴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생활하는 여학생 다알리아 모우카커(16)는 음악교실에 오면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 연습으로 인한 손목통증도 느끼지 못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집이 좁아 화장실에서, 그것도 빌린 플룻으로 연습하지만 언젠가는 장학금으로 프랑스에 유학해 지휘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바흐의 미뉴에트와 베토벤 소나타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1일 보도했다. 최근 수년 간 서안지구를 중심으로 10대들 사이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경기침체에도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250만 서안지구 인구 중 클래식 애호가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콘서트가 늘고 있고 지난해 12월엔 바로크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스라엘과의 교전으로 무너진 한 음악학교 문을 다시 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장애물도 많았다. 서구 음악이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팔레스타인인이 적지 않았다. 가난한 대다수 학생들은 기증받은 악기로 배운다. 그러나 일부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서구 클래식 음악이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을 외부 세계와 연결시키는 희망의 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특히 독립국가 창설 가능성이 어두워지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소나타 정치’의 힘이 더욱 절실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팔레스타인 당국은 음악교실을 적극 후원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으로 유학가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뭔데 그래◀ 서울광장 봉쇄 적절한가

손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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