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재산기부] 약속에서 발표까지

[MB 재산기부] 약속에서 발표까지

기사승인 2009-07-06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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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12일 남겨둔 2007년 12월7일.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KBS 선거방송연설을 통해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재산형성 과정의 도덕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당시, 부인 김윤옥 여사가 “상의없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며 섭섭함을 표시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1995년 발간한 저서 ‘신화는 없다’에서 “아내와 나는 우리의 재산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미 오래 전부터 재산의 사회기부를 고심해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부가 이뤄지기까지 말 못할 고민도 많았다. 대선 승리 후 곧바로 이뤄질 것 같던 기부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갑작스레 찾아온 경제위기 때문이었다. 기부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자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이 선관위에 등록한 재산이 353억8000만원이었는데,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한때 재산가액이 200억원대까지 내려갔다”면서 “국민들이 350억원대로 알고 있는데 200억원대를 기부할 수 없어 속이 탔다”고 말했다.

올해 초 이 대통령의 고려대 61학번 동기인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이 재산기부 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기부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된 것도 무시못할 요인이었다.

기부 재산이 청소년 장학사업에 쓰이는 데엔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고 한다. 특히 노점상, 환경미화원 등을 하며 주경야독한 이 대통령의 젊은 시절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재단법인 명칭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 대통령 모친의 이름을 딴 ‘태원(太元)’, 이 대통령의 아호인 ‘청계(淸溪)’, 또 다른 아호인 ‘일송(一松)’,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이름을 조합한 ‘명윤(明潤)’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이 대통령과 위원들의 협의를 거쳐 청계천 복원사업과 연관이 있는 ‘청계’가 최종 낙점됐다.

다만 영문명은 ‘청계’라는 이름이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지 않고 의미를 이해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Lee Myung-bak & Kim Yoon-ok Foundation’(약칭 Lee & Kim Foundation)으로 하기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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